윤희숙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이 연일 강도 높은 수준의 인적쇄신안을 발표하고 있지만, 쇄신 대상으로 지목된 의원들의 반발이 만만치 않다. 오는 20일 열릴 국민의힘 의원총회가 혁신위의 운명을 판가름할 결전의 날이 될 것으로 보인다.
윤 위원장은 전날(16일) 기자 간담회에서 나경원·장동혁·윤상현·송언석 국민의힘 의원을 콕 짚어 거취를 밝히라고 요구했다. 이들은 모두 친윤(친윤석열)계 의원으로, 특히 송언석 의원은 당의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를 맡고 있어 논란이 일었다. 다만, 이는 혁신위 의결을 거치지 않은 윤 위원장의 개인 의견이었다.
나경원 의원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우리 당의 주적은 민주당이 아닌 동료의원과 자당 지지층인가"라며 반발했다. 나 의원은 "입맛에 맞는 지지층이 아니라고 부끄럽다며 무시하고, 민주당이 정한 길대로 순응하고 반성문만 쓸 거라면 우리 당은 왜 존재하나"라며 "당의 존재 이유와 존립 기반을 무너뜨리는 것이 혁신인가"라고 반문했다.
장동혁 의원은 "윤희숙 위원장의 오발탄으로 모든 것이 묻혀버렸다"면서 "달면 삼키고 쓰면 뱉는 것, 선거 때만 쓰고 버리는 것이 국민의힘의 혁신이라면, 국민의힘은 더 이상 희망이 없다"고 지적했다.
4명에 대한 인적쇄신안이 나온 다음날인 17일 윤희숙 위원장은 당 비상대책위원장 회의에 참석 한 후 기자들과 만나 자신이 당 지도부들에게 '다구리'를 당했다고 요약했다.
윤 위원장은 SNS에서도 "어제 제가 실명을 거론한 것은 현재 국힘의 상황이 그만큼 엄중하기 때문"이라며 "내란 프레임을 지금 확실하게 벗어나지 못하면, 앞으로 10년간 절대소수 야당으로 지리멸렬하거나 내란당이란 오명으로 공격받아 부서지는 길밖에 없다"며 중진들의 희생을 요구했다.
윤 위원장은 "2004년 (한나라당) 차떼기로 당이 존폐의 위기에 처했을 때 당대표를 필두로 37명의 중진들이 불출마 선언을 한 것은 당을 소생시키고, 젊은 정치에 공간을 열어줬다"며 "지금의 중진들은 그분들이 열어준 공간에서 정치를 해오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나라와 당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그동안 당의 주요 의사결정을 해오신 중진들께서 아름답게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주시기를 간절히 부탁드린다"고 부연했다.
당 지도부는 윤 위원장의 혁신안을 애써 피하는 모습이다. 김대식 비대위원은 "(윤 위원장에게) 일부 위원들이 개인적 의견이냐, 혁신위 전체 의견이냐고 하니 개인 의견이라고 했다"며 "특히, 제가 어제는 인사청문회에 집중할 시기에 그런 문제들이 있으면 고심하고 타이밍을 보고 발표해줬으면 좋겠다는 부탁의 말씀도 드렸다"고 설명했다.
윤 위원장이 지도부에 홀로 공격받았다고 느꼈다고 한 데 대해선 "윤 위원장이 고심하고 있단 점을 위로하고 격려했는데, 그걸 그렇게 말씀하시면 조금 앞뒤가 맞지 않는 것 같다"고 했다.
정점식 사무총장은 윤 위원장이 제안한 최고위원 폐지, 당원소환제 등에 대한 의견을 제시한 것 뿐이라고 설명했다. 국민의힘 비대위는 윤 위원장의 인적쇄신안은 개인 의견일 뿐이기에 지도부에서 논의할 사안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김 비대위원은 "당이 혁신위에서 나온 안을 깡그리 무시한다든지 비대위에서 그렇게 부탁한다든지, 그렇게 하는 것은 없다"며 "혁신위안을 충분히 받아보고 토의가 필요하지 않겠나. 의총에도 부쳐봐야 하고 여러 결로 들어봐야 하기 때문에 그렇게 나온 안이 제대로 된 안 아니겠나"라고 반문했다.
국민의힘은 오는 20일 의원총회를 열고 이재명 정부 1기 내각 인사청문회에 대한 평가와 보고를 듣고, 윤희숙 혁신위를 두고 토론을 벌일 예정이다. 윤 위원장은 다음 의총 때 당 의원 전원이 계파 활동 금지 원칙 서약서를 제출하라고 요구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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