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된 기술이 민간 기업에 이전되면서 손상된 장을 되살리는 토종 오가노이드 재생 치료제 개발이 속도를 낼 전망이다. 개인 맞춤형 오가노이드 치료제 뿐 아니라, 필요할 때 누구에게나 바로 사용할 수 있는 범용형 치료제 개발에 대한 기대도 높아지고 있다.
한국생명공학연구원(생명연)은 3일 손미영 박사 연구팀이 개발한 '인간 장 오가노이드 기반 재생치료제 및 약물평가 플랫폼 원천기술'을 총 83억 원(선급금 및 마일스톤 등 포함) 규모로 오가노이드 재생치료제 전문기업인 오가노이드사이언스에 이전했다고 밝혔다.
오가노이드는 실험실에서 줄기세포로 만들어낸 3차원 '작은 장기 모델'로, 실제 장기의 세포 구성과 기능 일부를 모사할 수 있어 질환 연구, 약물평가, 재생치료제 개발 등에 활용된다.
이번 계약은 손미영 박사 연구팀이 2018년 인간 전분화능줄기세포 유래 성숙 장 오가노이드 제조기술을 개발한 이후 축적해 온 3건의 핵심 특허와 노하우를 포함한다. 연구팀은 개발한 오가노이드 재생치료제가 실험실 수준을 넘어 실제 치료제로 쓰일 수 있도록 ▲고성능 성숙 장 오가노이드 제조 기술 ▲생착 및 재생능력 강화 기술 ▲균일한 대량생산 배양 기술 등을 하나의 통합 플랫폼으로 완성해 왔다.
오가노이드사이언스는 2022년 손미영 박사팀의 장 오가노이드 성숙화 기술에 이어 2023년 생착, 재생능력이 강화된 기능성 인간 장 상피 모델 기술을 이전받으며 오가노이드 기반 평가 솔루션(ODISEI-GUT)으로 상용화에 성공한 경험을 보유하고 있다.
세번째 이전되는 이번 기술의 핵심은 인간 성체줄기세포가 아닌 전분화능줄기세포를 이용해 실제 사람 장과 유사한 구조와 기능을 갖는 장 오가노이드를 제작하고 이를 재생치료제와 약물평가 플랫폼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특히 생착성과 재생효율을 높이는 기술과 함께 대량생산·동결보관 기술을 확보해 기존 오가노이드 기술의 한계로 꼽히던 균질성·재현성·공급성 문제를 개선했다.
이를 통해 필요할 때 바로 사용할 수 있는 기성품(Off-the-shelf) 형태의 범용 세포치료제로 발전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는데 의미가 있다.
오가노이드사이언스는 기술이전을 기반으로 유도만능줄기세포(iPSC) 유래 장 오가노이드, 오가노이드 유래 장 줄기세포 및 기질세포를 활용한 차세대 동종(Allogeneic)·범용형 세포치료제 개발을 추진할 계획이다. 기존 자가유래 세포를 통해 맞춤형 치료제를 생산해야 하는 기간과 비용을 단축하고, 균질한 품질과 안정성을 갖춘 장 재생치료제 상용화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한 약물평가 플랫폼 분야에서도 iPSC 기반 장 오가노이드, 장 오가노이드 유래 줄기세포 및 기질세포를 활용해 약물 효능·독성 평가, 장 질환 모델링 등으로 확장할 계획이다.
오가노이드사이언스는 "기존 성체 유래 장 오가노이드(ATORM-C) 플랫폼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iPSC 유래 오가노이드 기술을 추가 확보하여 생산 안정성, 확장성, 질환모델 및 첨단대체시험법(NAMs) 기반 평가서비스 역량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생명연은 실제 환자에게 투여 가능한 의약품 개발로 이어질 수 있도록 오가노이드 GMP 제조·품질평가·비임상 실증체계 구축을 지원하고, 향후 대형화 인공장기 개발로 연구를 확장할 계획이다.
연구책임자인 손미영 박사는 "이번 기술이전은 생명연이 축적해 온 인간 장 오가노이드 원천기술이 기업의 상용화 역량과 결합해 실제 환자 치료에 활용될 수 있는 중요한 출발점"이라며 "향후 난치성 장 질환 환자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재생치료제 개발로 이어질 수 있도록 후속 연구를 지속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권석윤 생명연 원장은 "이번 기술이전은 생명연이 오랜 기간 축적해 온 오가노이드 원천기술이 산업계와의 협력을 통해 실제 치료제 개발과 사업화로 이어진 대표적인 성과"라며, "생명연은 앞으로도 세계적 수준의 원천기술 개발과 기술사업화를 통해 국민 건강 증진과 국가 바이오 경쟁력 강화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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