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들이 영업점포(지점·출장소)를 줄이면서 인력도 함께 감축하고 있다. 인공지능(AI)과 디지털 금융 서비스가 빠르게 확산되면서 대면 영업의 필요성이 감소한 데 따른 영향이다. AI가 단순·반복 업무를 대체하기 시작하면서 은행권의 인력 구조 변화도 불가피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8일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KB국민 신한 하나 우리 등 4대 은행의 영업점포수는 지난해 말 2688개로 1년 전과 비교해 91곳 줄었다. 가장 많이 줄어든 곳은 신한은행으로 1년 새 43곳을 없앴다. 우리은행(28곳), KB국민은행(26곳)이 뒤를 이었다.
문제는 점포 감축과 함께 임직원 수도 감소하고 있다는 점이다. 4대 은행의 지난해 말 기준 총 임직원 수는 5만5725명으로 전년 대비 909명 줄었다. 특히 정규직 직원은 1385명 줄어든 반면 비정규직은 483명 늘었다.
금융권에서는 AI 도입과 디지털 전환이 가속화되면서 점포와 인력 감소 추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모바일·인터넷뱅킹 이용이 보편화되면서 영업점 방문 수요가 줄어든 데다, AI를 활용한 고객 상담과 여신 심사, 내부통제 업무 자동화가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글로벌 금융권에서는 AI 도입에 따른 인력감축 움직임이 본격화하고 있다. 미국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제이미 다이먼 JP모건체이스 최고경영자(CEO)는 지난해 12월 AI가 "일자리를 없앨 것"이라고 전망했으며, 제인 프레이저 씨티그룹 CEO도 일부 직무가 "더 이상 필요하지 않게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글로벌 은행들은 주니어 애널리스트 채용 규모를 최대 3분의 2까지 축소하는 대신 AI 인재 확보에 집중하고 있다. 특히 거래 검증과 리스크 관리 등 중간 지원 업무(Middle Office)가 AI 자동화에 취약한 영역으로 꼽히면서 관련 직무를 중심으로 구조 변화가 예상된다.
국내 은행권도 예외는 아니다. 최근 은행들은 생성형 AI를 활용한 고객 상담 서비스와 여신 심사, 내부통제 시스템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모바일뱅킹 이용 확대와 AI 기반 업무 자동화가 맞물리면서 점포 운영 효율화와 인력 재배치가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다만 업계에서는 AI가 모든 금융 업무를 대체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자산관리와 투자 자문, 기업금융 등 고도의 판단과 고객 신뢰가 필요한 영역에서는 여전히 인간 전문가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분석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단순 업무는 AI가 상당 부분 대체하겠지만 고객 맞춤형 자문과 의사결정 영역까지 완전히 대체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향후에는 인력 감축보다 직무 재편과 재교육이 핵심 과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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