쉘·NLNG·ADNOC 물량 중국행 잇따라
후동중화, 중국산 초저온 밸브 적용 LNG선 인도
중국 조선소들이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시장에서 글로벌 메이저 고객 저변을 넓히고 있다. 고부가가치 선종 시장을 장악해온 한국 기업들로서는 중국의 공세에 맞서 시장수성 전략을 재정립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9일 조선 및 증권업계에 따르면 중국 코스코쉬핑에너지트랜스포테이션은 글로벌 에너지 기업 쉘과의 장기 용선을 기반으로 장난조선과 17만5000㎥급 LNG운반선 4척 건조를 협의 중이다. 최근 이사회에서 관련 투자 안건도 승인했으며, 신조선가는 척당 약 2억3825만달러로 알려졌다. 장난조선은 지난해부터 쉘 연계 LNG선 8척 슬롯을 확보했고, 이 중 4척은 지난 1월 산둥쉬핑이 먼저 계약해 2028~2029년 인도될 예정이다. 쉘이 그간 한국 조선소 물량에 주로 의존해 왔다는 점에서 이번 중국 발주는 주목된다.
아프리카·중동발 물량도 중국으로 향하고 있다. 나이지리아 LNG의 해운 자회사 보니가스트랜스포트는 최근 후동중화조선과 17만4000㎥급 LNG운반선 3척 건조 계약을 체결했다. 지난해 12월 의향서가 약 5개월 만에 본계약으로 전환된 것으로, 선박은 X-DF(LNG혼소 가능 이중연료엔진) 추진 시스템을 적용해 오는 2029년 인도될 예정이다. 최소 3척의 추가 옵션도 거론된다. 아부다비국영석유회사의 해운 자회사인 안독(ADNOC) L&S 역시 장난조선과 오는 2029년 인도를 목표로 17만5000㎥급 LNG운반선 4척 건조 계약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조선업계는 LNG선 핵심 기자재 내재화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최근 후동중화조선은 중국산 초저온 밸브를 전면 적용한 LNG운반선을 처음 인도했다. 이는 공급망 안정화를 넘어 기술 통합 능력 향상으로도 볼 수 있어 중장기 경쟁 구도에 변수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그러나 중국의 수주 확대가 당장 위협으로 이어지기는 어렵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한국은 연간 약 60척의 LNG운반선 인도 능력을 갖춘 반면 중국은 약 20~25척 수준으로 알려졌다. 후동중화조선 연 30척, 장난조선 연 10척의 건조능력 전망도 나오지만 이우석 HD한국조선해양 대표는 최근 컨퍼런스콜에서 "생산능력이 모두 실제 건조와 인도로 이어질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수주 실적 기준으로도 한국은 여전히 우위를 유지하고 있다. 해운 데이터 업체 베슨나우티컬 기준 지난 2024년 전 세계 LNG선 발주량 109척 가운데 한국은 68척, 중국은 41척을 수주해 각각 62%와 38%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올해도 이 같은 흐름은 이어져 지난 1일 기준 한국 조선소는 LNG선 32척(점유율 약 68%)을 수주한 반면 중국은 15척(약 32%)에 그쳤다.
이은창 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중국 조선소가 글로벌 해운사에 인도한 선박들이 향후 몇 년간 안정적으로 운항되며 품질을 입증하고 선주 신뢰를 확보하는 시점부터 경쟁이 본격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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