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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차 필리버스터' 정국 마무리…민주당 전략 보고 판단하겠다는 野

더불어민주당이 지난 11일부터 열린 본회의에서 가맹사업법·형사소송법·은행법·경찰관 직무집행법 개정안을 처리하며 12월 임시회 '1차 필리버스터(합법적 의사진행 방해) 정국'을 마무리했다. 내란특별재판부 설치, 법왜곡죄, 필리버스터 종결 요건 완화법 등 국민의힘이 강하게 반대하는 법을 본회의 안건으로 올릴 것으로 보여 '2차 필리버스터' 정국에서 여야 관계는 더 얼어붙을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전날(13일) 본회의에서 국민의힘의 필리버스터를 종결시키고 은행이 부담해야 할 보험료·출연금 등 법정 비용을 대출 차주가 부담하는 가산금리에 과도하게 전가하는 걸 막는 은행법 개정안을 처리했다. 국민의힘은 은행법 개정안 이후 상정된 경찰관 직무집행법 개정안도 필리버스터를 신청하며 무제한 토론을 이어갔다. 민주당은 국민의힘의 필리버스터 신청 및 개시 후 필리버스터 종결 동의의 건을 제출했다. 필리버스터는 재적의원 5분의3(180명) 이상의 찬성으로 무기명 투표에서 종결할 수 있다. 민주당은 14일 오후 필리버스터를 종결시키고 대북 전단 등을 살포할 경우 경찰이 조치할 수 있게 하는 경찰관 직무집행법 개정안을 처리했다. 우원식 국회의장의 해외 순방 일정 탓에 이번주는 본회의를 열기가 힘들 전망이다. 12월 넷째주부터 본격적인 본회의가 열릴 것으로 보이는데, 야당은 민주당의 전략에 맞춰서 대응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미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강행 입법에 반대하는 국회 본청 앞 천막 농성을 하고 있다. 박수현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14일 기자간담회에서 "제가 예상해서 말씀드릴 수는 없다. 원내에서 상황에 따라서 여러가지 대비책을 갖고 있다"며 "제가 여기서 어떤 법을 어떤 순서로 처리한다고 이야기하지 못한다. 짐작하시는 법들이 처리될 것이고 순서를 어떻게 할 것이냐의 문제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박 수석대변인은 정청래 당 대표가 의지를 갖고 추진 중인 내란전담재판부 설치법에 대해 "외부 법률 자문 결과를 어제(13일) 받았다"며 "공론화 과정의 'N분의1'이다. 의견 수렴 과정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고 종합적으로 의원총회에서 의원들과 마지막 토론을 통해 방향과 내용 등을 결정할 것"이라고 했다.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도 기자간담회에서 "향후 원내전략은 압도적 다수의 힘을 과시하는 민주당이 어떤 생각을 갖느냐에 따라 달라질 것 같다"고 말했다. 송 원내대표는 "민주당이 어떤 법안을 먼저 처리하려는지에 대해선 아는 바가 없다"며 "민주당에서 어떤 법을 처리할 것인지 정해지면 그 내용에 대해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 전략을 세우도록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여당이 일정 부분 여론의 흐름에 따라간다면, 국민들이 원하는 것을 존중해준다면, 국민의 대표기관인 야당의 목소리에도 귀를 기울여야 한다는 점을 말씀드리고 싶다"며 "그렇기에 '전체주의 8대 악법'에 대해선 제가 이미 말했지만 추진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해달라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송 원내대표는 "그렇게 된다면 당연히 국회가 필리버스터 정국으로 갈 이유도 없고 국민들께서 문제시하는 법안들을 강행 처리하는 여당의 부담도 덜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추진하는 사법개혁안 등은 '8대 악법'으로 규정하고, 이를 강행 추진할 경우 본회의에 상정하는 모든 안건에 필리버스터를 실시하겠다는 전략을 밝힌 바 있다. 국민의힘이 반대하는 8대 악법이란 ▲내란전담재판부 설치법 ▲법 왜곡죄 신설법(형법 개정안) ▲대법관 증원법(법원조직법 개정안) ▲4심제 도입법(헌법재판소법 개정안) ▲공수처법 개정안(공수처 권한 확대) ▲정당 현수막 설치 제한법(옥외광고물법 개정안) ▲유튜브 징벌적 손해배상제 도입법(정보통신망법 개정안) ▲필리버스터 요건 강화법(국회법 개정안)이다.

2025-12-14 17:05:27 박태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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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 첫 부처 업무보고 생중계… 이 대통령이 강조한 '국정기조'는?

사상 최초로 정부부처와 소속 기관의 업무보고 생중계를 통해 이재명 대통령은 '책임지는 행정', '공정한 국정운영', '적극 행정' 등이 정부의 기조임을 분명히 드러냈다. 이는 '실용'을 강조하는 이 대통령의 업무 처리 성향을 보여준 것으로 볼 수 있다. 14일 대통령실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지난 11~12일 이틀간 정부세종컨벤션센터에서 기획재정부와 농림축산식품부, 개인정보보호위원회,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 교육부, 국토교통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에 대한 부처 업무보고를 받았다. 이번 업무보고는 이재명 정부 출범 6개월이 된 시점에서 내각의 속도감 있는 정책 이행을 위해 마련됐다. 김남준 대통령실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국민주권정부의 국정운영 청사진을 국민께 직접 보여드리기 위해 역대 최초로 생중계됐다"고 설명했다. 대통령실은 향후 이 대통령의 국정운영 방향을 ▲책임지는 행정 ▲공정한 국정운영 ▲적극 행정이라고 규정했다. 김남준 대변인은 이 대통령이 국토부 업무보고에서 전세사기 피해자들에게 보증금 일부를 정부가 먼저 지급하고, 구상권을 행사하는 기존 공약을 검토하라고 한 데 대해 "국민과 한 약속은 지킨다는 것이 국정 원칙이라는 뜻"이라고 했다. 다만 이 대통령은 실현성이 낮은 계획을 뭉개면서 국민을 '희망고문'하는 것을 '무책임한 행정'이라고 지적했다. 이 대통령은 새만금개발청 업무보고에서 사업계획이 30여년 넘게 확정되지 않은 데 대해 "(전북도민에 대한) 일종의 희망고문 아니냐"고 꼬집은 바 있다. 김 대변인은 이에 대해 "(이 대통령은) '정치적 비난을 피하기 위해 애매모호한 목표를 제시하는 것보다 국민께 현실을 보고드리고 숙의를 거쳐 실현 가능한 목표를 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정치가 투명해야 된다'는 생각을 밝히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대통령실은 '공정한 국정운영'에 대해선 "이 대통령은 우리 사회에서 관행으로 굳어진 불공정에서 탈피할 것을 주문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관료 편의주의를 타파해야 공정한 국정운영이 가능하다는 점도 강조했다. 우선 고용노동부 업무보고 당시 이 대통령은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차별을 언급하며 "똑같은 노동을 하는데도 부당하게 혜택을 받는 자리를 만들고, 경쟁을 통해 그 부당한 지위를 노리는 것"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또 국토부 보고 과정에서는 최저가 입찰 관행이 문제라는 점도 제기했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은 입찰 과정에 평가 요소에서 국내 기업과 협력하고 있는지 또 노동자, 납품업체와 상생하는지 여부 등 공익적 요소를 넣을 것을 주문했다. 아울러 입찰 과정에서 페이퍼 컴퍼니를 활용하는 등 공정성을 저해하는 행위를 방치하지 말 것을 당부했다. 국세청 업무보고에서 압류 재산의 처분 제도를 악용하는 불공정 사례를 언급한 것 역시 '공정한 국정운영' 기조에 따른 것이라는 게 대통령실의 설명이다. 마지막으로 이 대통령은 각 부처와 유관기관에 적극 행정을 지시했다. 특히 국민의 생명과 안전과 관련된 업무에서 적극 행정을 해야한다는 게 이 대통령의 지시였다. 동일한 지역에서 동일한 사고가 재발하는 데 대해 한국도로공사에 시정을 하도록 한 것이나 관세청에 마약 단속을 소극적으로 하고 있다고 질책한 것 모두 '적극 행정'의 부재라는 문제의식 때문으로 볼 수 있다. 한편 이 대통령은 이번주엔 보건복지부, 문화체육관광부, 산업통상부, 중소벤처기업부, 에너지기후부, 행정안전부, 국방부, 외교부, 법무부 등 부처 보고를 받는다. 산하기관으로는 금융위원회, 공정거래위원회, 방위사업청, 검찰청이 포함돼 있다. 이번주 업무보고에서 이 대통령은 개인정보 유출 사태가 불거진 쿠팡에 대한 공정위의 후속조치를 집중 거론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대통령은 경제 제재를 현실화하기 위해 공정위에 강제조사권을 부여하는 방안을 검토할 것을 지시한 바 있다. /서예진기자 syj@metroseoul.co.kr

2025-12-14 16:12:16 서예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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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네이버,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기반 글로벌 AI 스타트업 육성

네이버클라우드와 네이버 아라비아는 코리아스타트업포럼과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기반의 버티컬 AI 스타트업 육성과 중동 지역을 중심으로 한 글로벌 협력 확대를 위해 업무협약을 체결했다고 12일 밝혔다. 이번 협약에 따라 세 기관은 AI 기술을 활용한 스타트업 발굴과 육성을 공동으로 추진하고, 산업별로 적용 가능한 버티컬 AI 서비스 개발을 지원할 예정이다. 특히 네이버클라우드의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을 활용해 스타트업의 AI 서비스 고도화를 돕는 데 협력한다. 네이버클라우드와 코리아스타트업포럼은 각 사의 기술 및 기업 발굴 역량을 연계해 AI 적용 가능성이 높은 스타트업을 선발하고, 이를 통해 산업 현장에서 활용 가능한 버티컬 AI 사례를 만들어 나간다는 계획이다. 선발된 스타트업에는 공모전과 멘토링 등 지원 프로그램이 제공되며, 네이버클라우드의 대규모 언어 모델 '하이퍼클로바X'와 클라우드 인프라 등 AI 기술 활용 환경도 지원된다. 또한 네이버 아라비아와의 협력을 통해 중동 시장 관련 정보 제공과 현지 파트너 네트워크 연계 등 글로벌 진출을 위한 지원도 이뤄질 예정이다. 한편 네이버클라우드는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텍스트·이미지·오디오·비디오 등 이종 데이터를 통합적으로 처리하는 파운데이션 모델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2025-12-14 15:40:07 김서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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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기본법 시행 코앞… “사형선고” vs “면죄부”

인공지능(AI) 기본법(인공지능발전과 신뢰기반 조성 등에 관한 기본법) 시행을 앞둔 정부의 일방 통행 방침에 업계는 "사형선고"를, 시민사회는 "무책임한 면죄부"를 외치고 있다. 규제를 둘러싼 혼란이 커지는 가운데, 법은 산업도 시민도 제대로 보호하지 못한 채 출발선에 섰다는 비판이 거세다. 14일 <메트로경제 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AI 기본법 시행을 한 달여 앞두고 AI 업계와 시민사회계 모두 정부의 일방적인 추진 방식에 강한 불만을 제기하고 있다. 국내 AI 업계, 특히 스타트업들은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스타트업얼라이언스의 최근 조사에 따르면 국내 AI 스타트업 101개 사 중 무려 98%가 "AI 기본법 시행에 대비한 실질적 대응 체계를 갖추지 못했다"고 밝혔다. 또 '내용을 잘 모르고 준비도 안 돼 있다'(48.5%), '법령은 인지하지만 대응은 미흡하다'(48.5%) 등도 절반 수준에 이르렀다. 대기업과 달리 규제 대응 여력이 부족한 중소기업들은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조차 명확하지 않은 상태에서 법적 의무만 떠안게 될까 전전긍긍하고 있다. 실제로 정부가 시행령 입법예고를 법 시행 불과 한 달여 앞두고 진행해 현장의 혼란은 가중되고 있다. 지난 8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국내외 기업을 대상으로 연 AI 기본법 관련 비공개 간담회에서는 AI 생성물에 사람이 인식할 수 있는 표시를 적용해 AI로 제작했음을 의무적으로 고지하도록 하는 방안이 나왔다. 과기정통부는 영상물은 물론, 이미지와 텍스트 등 모든 AI 생성물에 사람이 인식할 수 있는 표시를 해야 한다고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 관계자는 "법 시행이 코앞인데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은커녕 포괄적인 규제 내용만 들려와 막막하다"며 "특히 텍스트나 이미지까지 일일이 식별 표시를 강제하는 건 서비스 사용자 경험(UX)을 심각하게 해치고, 기술적 대응 여력이 없는 스타트업에는 사실상 사업을 접으라는 '사형 선고'나 다름없다"고 토로했다. 이러한 규제 리스크를 피해 일본 등 해외로 눈을 돌리는 기업도 늘고 있다. 일본은 법적 강제 대신 '자율 규제' 기조를 유지하고 있어 올거나이즈, 업스테이지 등 국내 유망 AI 기업들이 현지 법인 설립을 통해 사업 확장을 하고 있다. 반면, 시민사회단체들은 정반대의 이유로 법 시행을 비판하고 있다. 참여연대, 민변 등 21개 시민단체는 최근 기자회견을 열고 "AI 기본법이 기업의 책임을 덜어주는 데 치중하느라 정작 AI로 피해를 볼 수 있는 시민들의 권리 구제 절차는 빠져 있다"고 주장했다. 현행법상 AI 채용 면접에서 탈락하거나 AI 의료 시스템 오작동으로 피해를 본 개인은 법적 보호 대상인 '이용자(기업·기관)'가 아닌 '영향받는 자'에 해당해, 법적 권리를 주장하기 어렵다는 맹점이 있다. 오병일 디지털정의네트워크 대표는 "채용 면접자나 환자 같은 일반 시민들은 법의 보호 사각지대에 놓여있다"며 "영향받는 자에 대한 명확한 권리 및 구제 조항 신설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고영향 AI 사업자의 책무 위반에 대한 처벌 규정이 미비하고, 시행령에서 규제 대상 기준을 지나치게 높게 설정해 사실상 '무규제' 상태를 방치하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기본법은 시행령 제23조는 법 32조 제1항에 따라 법의 적용을 받는 주체를 '학습에 사용된 누적 연산량이 10의 26승 부동소수점 연산 이상인 인공지능시스템'으로 제한하고 있다. 문제는 해당 연산량이 챗GPT-4 이상의 거대언어모델(LLM) 수준이라는 점이다. 즉, 사실상 인공지능 안전성 확보 의무를 지닌 국내 인공지능사업자는 없는 셈이다. 과기정통부는 이달 22일까지 대국민 의견수렴을 통해 AI 기본법 시행령 제정안 입법예고를 진행할 예정이다. 배경훈 과기정통부 장관은 "AI 기본법 시행령 제정안 입법예고 기간 동안 현장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 AI 산업 발전과 안전·신뢰 기반 조성이라는 입법취지를 시행령에 잘 반영할 수 있도록 철저히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김서현기자·김보민인턴기자 seoh@metroseoul.co.kr

2025-12-14 15:38:34 김서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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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각심 높아지는데... 평균에도 못 미치는 이커머스 업계 정보보안 투자

국내 이커머스 업계가 정보보호에 투자하는 비중이 매출액 대비 1%에도 못미치는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개인정보 유출 사태로 큰 충격을 안긴 쿠팡의 경우 매출액 대비 0.22%만 정보보안 투자로 이어지며 가장 낮은 수준에 머물렀다. 전문가들은 이커머스 기업들의 보안 투자 비중을 의무화 하고, 사고 발생시 최고경영자(CEO)에 직접 책임을 묻는 등 정보보호를 경영 최우선 순위에 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14일 메트로미디어가 이커머스 기업들의 공시를 분석한 결과와 한국인터넷진흥원(KISA)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공시기업의 IT 투자액 대비 정보보호 투자액 평균 비율은 6.29%로 집계됐다. 3년째 6%대 초반에 머물고 있는 수치다. 이 기준을 적용할 때 국내 이커머스 기업들의 성적표는 초라하다. 쿠팡은 지난해 정보보호에 890억 원이라는 압도적인 금액을 투자했다고 공시했지만, 이를 전체 IT 예산 대비 비중으로 환산하면 4.6%에 그친다. 이는 국내 기업 평균(6.29%)보다 1.6%포인트 이상 낮은 수치다. 네이버 역시 552억원을 투자했으나 IT 예산 대비 비중은 4.5%에 머물렀다. 11번가는 50억 원을 투자해 IT 예산 대비 6.9%를 기록하며 평균을 상회했으나, SSG닷컴은 40억원 투자가 전부였으며 비중 또한 3.1%에 불과해 평균의 절반 수준에 그쳤다. 막대한 금액을 투입하고도 "덩치에 비해 보안 투자가 소극적"이라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기업의 실제 규모를 보여주는 '매출액 대비 투자 비중'으로 범위를 좁히면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분석 결과 11번가 0.90%, 네이버 0.51%, SSG닷컴 0.30%로 나타났다. 특히 매출 38조2988억원을 기록한 쿠팡은 단 0.22%만이 정보보안 재투자로 이어지며 주요 이커머스 업체 중 가장 낮은 수준을 보였다. 이는 글로벌 권고 기준에 한참 미치지 못하는 수치다. 박춘식 아주대 사이버보안학과 교수는 "해외에서 기업들을 상대로 설문조사를 한 보고서들을 분석해보면 통상적으로 매출액의 0.5%는 정보보안에 투자해야 한다는 답변이 나온다"며 "IT 예산 대비 정보보호 투자 역시 최소 10%는 돼야 안전한 수준이라고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박 교수의 기준에 따르면 쿠팡과 SSG닷컴 등은 매출액과 IT 예산 비중 모두에서 낙제점인 셈이다. 이커머스 중 G마켓은 150억원을 투자한 가운데 매출액 대비 1.42%, IT 예산 대비 11%를 투자하며 유일하게 기준치를 넘겼다. 전문가들은 이처럼 저조한 투자의 원인으로 '법적 강제성 부재'를 꼽는다. 과거 금융권에는 '5·5·7 규정'이 존재했다. 이는 전체 인력의 5%를 IT 인력으로, IT 인력의 5%를 정보보호 인력으로, 전체 IT 예산의 7%를 정보보호 예산으로 사용하도록 권고한 전자금융감독규정이다. 2011년 농협 전산망 마비 사태 이후 정보보호 투자를 유도하기 위해 도입됐으나, 2020년 규정 효력이 만료되면서 현재는 강제성 없는 자율 공시 및 가이드라인으로 전환됐다. 해외 주요국이 강력한 법적 제재를 가하는 것과 대조적이다. 유럽연합(EU)은 'NIS2 지침'을 통해 공급망 보안을 의무화하고, 법 위반 시 CEO에게 직접 책임을 묻는다. GDPR(일반개인정보보호법)을 위반하면 전 세계 매출의 4%를 과징금으로 부과한다. 전문가들은 현재의 자율 공시 체계를 넘어선 법적 강제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황석진 동국대 국제정보보호대학원 교수는 "단순한 권고를 넘어 전체 매출액에 연동한 과징금 제도(최대 3%)와 보안비 최소 비율 의무화가 필요하다"며 "투자 축소를 기업의 리스크로 전환하고, 사고 발생 시 CEO의 책임을 가중하는 등 정보보호를 경영 최우선 순위로 강제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정부도 뒤늦게 제도 개선에 나섰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는 대규모 개인정보 처리자를 중심으로 2027년까지 정보보호 투자 비중을 IT 예산의 10%까지 의무화하고, 2030년에는 15%까지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2025-12-14 15:25:33 손종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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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커버스토리]회사채 위축에...10대 그룹, '부채성 조달' 러시

채권시장의 발행 여건이 악화되면서 국내 10대 그룹들이 부채성 자금 조달로 눈을 돌리고 있다. 국고채 중심의 금리 상승 부담과 비우량채 선별 수요 확대로 회사채 시장이 위축되면서다. 14일 한국기업평가와 LS증권 등에 따르면 올해 6월 말 기준 10대 그룹의 부채성 자금조달 규모는 총 24조3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SK와 한화 그룹은 신사업 추진에 따른 조달 수요가 확대됐고, 롯데와 CJ는 기존 사업 부진 영향으로 부채성 자금 비중이 커졌다. 최근 SK이노베이션 계열사는 포트폴리오 리밸런싱 과정에서 3조9000억원 규모의 지분연계계약(PRS) 계약을 체결하고 7000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하는 등 총 4조6000억원의 부채성 자금을 조달했다. 한화그룹도 한화솔루션의 업황 부진에 대응하기 위해 지난해 신종자본증권 7000억원, 올해 PRS 계약 5000억원 등을 진행했다. CJ그룹은 재무구조가 악화된 CJ CGV의 자금 수요에 대응해 후순위채와 신종자본증권을 활용하고 있다. 10대 대기업집단의 대체자금조달 확대는 고금리 환경과 맞물려 있다. 회사채 금리는 국고채 금리에 신용 스프레드를 더하는 구조로, 국고채 금리가 오르면 신용위험을 반영하며 함께 상승하기 때문이다. 4일 오전 기준 서울 채권시장에서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전 거래일보다 0.004%포인트 오른 연 3.045%에 거래되면서 연초 2.507% 대비 53.8bp 급등했다. 같은 기간 10년 만기 금리도 연 2.749%에서 3.371%로 62.2bp 뛰었다. 국고채 금리는 이달 1일 일제히 연중 최고치를 달성한 이후 고점을 계속 유지하고 있다. 조수희 LS증권 연구원은 "2023년 이후 고금리 시기를 지나면서, 국내 기업들의 신종자본증권, PRS 계약 등 부채성 자금조달이 예년에 비해 다소 활발해졌다"며 "최근 회사채 조달을 위한 비용(발행금리)이 높아진 데다, 크레딧물 시장에서 비우량채에 대한 선별 수급 현상이 확대되며 회사채 발행여건이 악화된 것도 한 몫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회사채 발행시장의 규모는 위축되고 있는 모습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10월 회사채 발행 규모는 23조6111억원으로 전월 대비 16.6% 감소했다. 국고채 급등이 지속되고 있던 시점으로, 당월 1일 연 2.59%였던 국고채 3년물 금리는 같은 달 31일 2.716%까지 급등했다. 이후 오름세를 유지한 국고채 금리는 이달 들어 줄곧 3%대를 유지하고 있다. 당분간 채권시장의 한파는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허정인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국고채 3년물 금리 3% 상회 구간은 내년 한국 기준금리 인상을 반영한 수준으로, 연말연초까지는 현 레벨 수준에서 레인지 등락을 지속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다만 그는 "2026년 이후 수급 개선 및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인하가 확인되면 국고금리 하락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2025-12-14 15:22:59 신하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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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스크 관리 속 자금조달 해야 VS 성장 발판

# 지난11월 3일 LG화학이 LG에너지솔루션 주식 매각을 통해 약 2조원 규모 유동성을 확보했다. LG에너지솔루션 주식 575만주(2.46%)를 주가수익스왑(PRS·Price Return Swap) 방식으로 처분했다. 3년 뒤 LG에너지솔루션 주가가 기준가격(34만7500원)보다 내리면 LG화학이 손실을 보존해주고 반대로 주가가 오르면 LG화학이 차익을 받다. LG화학은 "확보한 자금을 첨단 소재, 바이오 등 신성장 동력에 투입된 차입금 상환을 통한 재무 구조 개선 등 기업 가치 제고에 활용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 롯데케미칼과 HD현대오일뱅크는 최근 석유화학 산업 재편 과정에서 합작사(JV)의 '영구채(신종자본증권)' 발행을 허용해달라고 채권단에 요청했다. 두 회사는 대신 합작사에 4000억 원씩 총 8000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에 참여하기로 했다. 기업들의 부채성 자금 조달을 두고 시장 평가는 갈리고 있다. 스케일업 기업은 지분투자뿐 아니라 대출(간접금융), 우량 고수익 회사채 발행(직접금융) 등 부채성 자금조달이 필요하다는 의견과 신용리스크로 이어질 수 잇다는 의견이 나뉜다. ◆중소기업까지 PRS방식으로 자금 조달 부채성 자본의 중심에는 PRS가 있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해부터 올 상반기까지 롯데케미칼, 이마트, SK이노베이션 등 대기업들이 PRS를 통해 조달한 자금은 드러난 것만 해도 5조8000억원에 이른다. 시장에선 이 기간 PRS 전체 자금 조달 규모가 10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올해만 해도 효성화학이 지난달 베트남 자회사인 효성비나 지분을 담보로 4000억원 규모 PRS 계약을 맺었고, 롯데지주는 롯데글로벌로지스 지분을 활용해 1300억원을 조달했다. 한화솔루션도 5000억원 규모 PRS 계약을 체결했다. 최근에는 중소기업들까지 PRS방식으로 자금을 조달하고 있다. 미코는 지난 11월 자회사 HPS(현대중공업파워시스템) 지분 15%(15만주)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PRS 계약을 미래에셋증권과 체결했다. 이를 통해 310억원을 조달할 예정이다. 미코는 올해 8월에도 연합자산관리(유암코)가 보유하던 플랜텍(옛 포스코플랜텍)을 1542억원에 인수하며 공격적인 인수·합병(M&A)에 나서고 있다. 단기간에 대규모 인수를 연달아 진행하면서 향후 추가 인수 기회를 놓치지 않기 위한 '실탄 확보' 수단으로 PRS를 택한 것으로 보인다. 에코프로는 보유 중인 에코프로비엠 주식 673만여주를 기초자산으로, 국내 증권사와 최대 8000억원 규모 PRS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 기간은 2년으로 연 5%대 수수료 조건이다. 해당 자금은 에코프로의 인도네시아 2단계 투자 재원으로 활용될 전망이다. PRS는 기업이 가진 주식을 증권사 등 금융회사에 맡기고 돈을 빌리는 일종의 파생상품 계약으로, 주식 매각 없이 현금을 조달하는 수단 중 하나다. 기업들은 이미 보유한 자사주에는 3차 상법에 따른 규제가 적용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이를 기반으로 최대한 자금을 뽑아두는 전략을 취하고 있는 것이다. ◆재무부담 우려, 지분증권 가치에 달려 시장에서는 자금조달 성격을 두고 논란이 있지만, 본질을 두고 논란이 있다. 회계상 부채의 성격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기업들의 부채성 자금이 크게 늘어나는 상황에서 국제 금융시장 불안과 경기둔화 가능성이 커진다면 신용리스크로 이어질 수 있어서다. 김가영 나이스 신용평가 연구원은 "궁극적으로 기업(스왑 매도자)에 미치는 재무적 부담 수준은 기초자산인 지분증권의 가치에 달려있다"면서 이에 따라 대상회사(자회사)의 실적이 PRS 정산 및 차환 관련 불확실성 등을 통해 기업(스왑 매도자)의 신용도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국기업평가는 롯데그룹은 수익성이 낮고 커버리지 지표도 미흡한 수준에 머물러 그룹 차원의 실질적·구조적인 자구노력이 필요하고, 신세계그룹은 계열분리 가능성이 존재하며, 실제 분리시 이마트그룹(가칭) 부문의 재무부담 확대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또 한화그룹은 방산 부문에 이익이 과도하게 집중돼 있어, 보다 균형 잡힌 사업 포트폴리오 구축이 요구된다는 입장도 내놓았다. 위험 관리는 당연하지만, 위기 극복의 마중물이 될 수 있다는 평가도 있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스케일업 기업은 지분투자뿐 아니라 대출(간접금융), 우량 고수익 회사채 발행(직접금융) 등 부채성 자금조달이 필요하다"면서 "자본 한계생산성이 높은 스케일업 기업에 대규모 자금이 효율적으로 공급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는 "지금 한 됫박 빌려다가 뿌려서 가을에 한 가마니 수확할 수 있으면 당연히 씨를 빌려다가 뿌려야 된다"라고 말한 이재명 대통령의 국정 철학과도 맞닿아 있다. 재계 한 관계자는 "기업들은 국제 금융시장 불안과 국내 경기둔화의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자금운용을 안정적으로 할 필요가 있다"며 "특히 단기 차입의존도는낮추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2025-12-14 15:20:56 신하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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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트라이폴드 시장서 존재감 확대...中 선출에도 기술력 승부수

삼성전자가 두 번 접는 폴더블폰 '갤럭시 Z 플라이폴드'를 국내에 선보이며 트라이폴드폰 경쟁에 본격 합류했다. 중국 업체들이 앞서 관련 시장에 진입한 가운데 삼성전자는 초기 물량을 제한하는 대신 기술 완성도를 앞세워 글로벌 시장 내 존재감을 확대한다는 구상이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 12일 '갤럭시 Z트라이폴드'를 국내 첫 출시했다. 갤럭시 Z 트라이폴드는 초기 물량이 수천 대 수준으로 제한된 것으로 알려졌다. 가격은 359만 400원으로 높은 편이지만 새로운 폼팩터를 체험하려는 수요가 이어지면서 준비된 물량이 빠르게 소진되는 등 흥행 조짐을 보이고 있다. 정보통신(IT)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삼성닷컴과 섬성전자 강남 매장 등 전국 20개 매장에서 갤러깃 Z트라이폴드 판매를 시작하자 온라인에는 개시 5분 만에 모든 제품이 팔려 나간 것으로 전해졌다. 매장에서도 준비된 물량이 개점 직후 모두 판매됐다. 추가 물량 입고는 다음 주 중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내주 초에는 재고 품귀 현상이 나타날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갤럭시 Z 트라이폴드'는 펼치면 253mm(10형)의 대화면을, 접으면 '갤럭시 Z폴드 7'과 같은 164.8mm(6.5형)의 휴대성 높은 바(Bar) 타입 화면을 지원해 사용자가 다양한 상황에 맞춰 유연하게 사용할 수 있다.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는 스냅드래곤 8 엘리트 모바일 플랫폼, 후면은 최대 2억 화소 광각 카메라를 탑재했다. 특히 트라이폴딩 구조에 '아머 플렉스힌지'를 탑재해 얇고 내구성이 뛰어난 티타늄 소재 힌지를 적용해 내구성을 강화했다. 중국 기업들도 3단 폴더블 스마트폰 시장에 진출에 속도를 내는 분위기다. 화웨이는 지난해 세계 최초 트라이폴드 스마트폰 '메이트 XT'를 글로벌 시장에 출시하며 관련 시장의 문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어 샤오미도 최근 세계이동통신사업자연합회(GSMA) 데이터베이스에 모델번호 '2608BPX34C'를 새로 등록했다. 이 기기는 샤오미의 첫 3단 폴더블폰 '샤오미 믹스 트라이폴드'일 것이라는 의견에 무게가 실리고 있으며 내년 3분기에 출시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인다. 중국 기업들은 탄탄한 내수 시장과 자체 부품 조달 능력을 바탕으로 폴더블 제품군을 빠르게 확대하고 있는 모습이다. 삼성은 중국 업체의 가격·속도 중심 공세에 대응해 완성도와 품질을 앞세운 전략으로 대응한다는 전략이다. 강민석 삼성전자 MX사업부 스마트폰PP팀 부사장은 지난 2일 열린 트라이폴드 미디어 행사에서 중국 경쟁사들이 앞서 트라이폴드폰을 출시한 상황과 관련해 완성도를 앞세운 차별화 전략을 강조했다. 강 부사장은 "단순히 두 번 접는 하드웨어를 넘어 대화면에서도 완벽한 사용자경험(UX)과 소프트웨어 사용성을 제공하는 데 주력했다"고 언급한 바 있다. 트라이폴드폰을 비롯한 폴더블폰 시장 또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삼성전자의 올해 3분기 출하량 기준 폴더블폰 시장 점유율은 64%로 전년 동기 대비 8%p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업체들이 내수 시장을 기반으로 폴더블폰을 비롯해 트라이폴드폰 시장에서 빠르게 점유율을 확대하고 있다"라며 "다만 트라이폴드폰은 구조적으로 완성도가 중요한 만큼 우리 기업이 품질 안정성과 브랜드 파워를 무기로 차별화를 시도하면 경쟁 여지가 충분할 것"이라고 말했다. /차현정기자 hyeon@metroseoul.co.kr

2025-12-14 15:07:20 차현정 기자
[기자수첩] 에쓰오일, '샤힌프로젝트' 감축 불가 재확인…석화 재편 셈법 복잡

정부의 석유화학 사업재편 자구안 제출 기한이 다가오면서 감축 중심의 구조조정 논의가 본격화되고 있지만 에쓰오일의 '샤힌프로젝트'를 둘러싼 입장 차로 업계의 셈법은 더욱 복잡해지고 있다. 초대형 신규 설비 완공이 임박한 상황에서 감축을 전제로 한 재편 논의의 실효성이 기대에 미치지 못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여수·대산 지역에서는 감축과 통합 논의가 비교적 원활하게 진행되고 있는 반면 울산은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 SK지오센트릭·대한유화·에쓰오일이 외부 컨설팅을 통해 재편 시나리오를 검토 중이지만 9조원대가 투입된 샤힌프로젝트가 내년 상반기 완공을 앞두고 있다는 점이 논의를 이끌어가는 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연간 180만톤 규모의 에틸렌 생산 설비가 가동될 경우 국내 수급 구조가 크게 달라질 수밖에 없어서다. 에쓰오일은 최근 석화산업 구조조정과 관련해 단순히 생산 능력을 줄이는 방식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산업 체질 고도화와 경쟁력 있는 구조로의 전환이 우선이며, 원가 경쟁력 제고와 함께 첨단·고효율 설비 투자를 병행해야 산업 전반의 질적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는 판단이다. 샤힌프로젝트는 이러한 방향성과 맞닿은 사업으로, 완공 이후 원유를 직접 화학 제품으로 전환해 에너지 효율과 수익성을 높이고 기초 유분의 안정적 공급 기반을 구축하는 역할을 맡게 된다. 그러나 정부가 제시한 270만~370만톤 감축 목표를 기준으로 재편안을 마련하는 국내 업체들의 입장에서는 아람코를 등에 업은 에쓰오일의 이러한 입장이 달갑지 않다. 샤힌의 완공은 구조조정 효과를 반감시킬 수밖에 없다는 인식 때문이다. 특히 감산과 통합을 통해 정부의 입장에 부응하고 있는 기업들은 초대형 신규 설비가 예정대로 가동될 경우 감축 부담이 기업별로 불균등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여기에 중국·중동산 저가 물량 유입, 인도의 잇단 증설까지 겹치면서 국내 업계의 환경은 갈수록 녹록지 않다. 에쓰오일의 설비 투자는 단순 물량 조정이 아니라 향후 산업 경쟁력의 축을 어디에 둘 것인가라는 선택의 문제로 이어지고 있다. 정부가 요구하는 자구안 제출 기한이 임박한 가운데 샤힌프로젝트의 공정률은 이미 85%를 넘어섰다. 감축과 고도화라는 두 흐름이 교차하는 지금 단순히 국내 업계의 재편만을 종용해서는 답이 없다. 샤힌프로젝트의 준공이 미칠 영향을 좀 더 세밀하게 살펴본 후 국내 석유화학업계의 미래를 설계해야만 한다.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엇갈린 상황에서 조건 없는 희생만을 요구하는 접근은 결국 또 다른 왜곡을 낳을 수밖에 없다. /원관희기자 wkh@metroseoul.co.kr

2025-12-14 15:03:18 원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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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직개편·기술경쟁' 4대 그룹, AI·자율주행 등 내년 새먹거리 발굴나서

국내 주요 기업들이 연말 조직 개편과 함께 내년 사업 전략 수립에 집중하고 있다. 글로벌 공급망 재편과 고환율 등의 영향으로 내년 불확실한 경영 환경 속에서 인공지능(AI)을 중심으로 미래 기술 선점을 위한 전략 마련에 속도를 높이고 있다. 14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이번주 글로벌 전략회의를 열고 내년도 사업 전략과 중장기 계획을 수립한다. 삼성전자는 매년 6월과 12월 주요 경영진과 해외법인장 등이 참석하는 글로벌 전략회의를 열고 사업 목표와 영업 전략, 투자 방향 등을 논의해 왔다. 삼성전자가 전사적으로 'AI 드리븐 컴퍼니'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는 점에서 내년에도 AI를 중심으로 사업 전략을 구성할 전망이다. DS 부문은 AI 반도체 경쟁력과 지정학적 변수 대응을, 메모리 사업부는 6세대 고대역폭 메모리(HBM)인 HBM4를 중심으로 전략을 구체화할 것으로 보인다. 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내년 초 삼성그룹 전 계열사 사장단을 소집해 신년 사업 전략을 논의할 방침이다. 이 회장은 내년 초 서울 서초사옥에서 삼성전자, 삼성물산, 삼성생명, 삼성SDI, 삼성전기, 삼성디스플레이 등 주요 계열사 사장단을 초청해 '신년 사장단 만찬'을 진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LG그룹은 지난 10일 구광모 회장 주재로 최고경영자(CEO) 40여명이 참석해 사장단 회의를 개최했다. 구 회장과 CEO들은 급변하는 경영 환경 속에서 변화에 민첩하게 대응하지 못하면 생존이 어렵다는 데 인식을 같이하고, 내년에 중점 추진할 경영 과제를 심도 있게 논의했다. 구체적으로 AI·바이오·클린테크(ABC) 등 신성장 사업 육성 전략을 논의하고, AX(AI 전환) 가속화 방안에 대해 의견을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앞서 SK그룹은 지난달 초 CEO 세미나를 개최하고 내년 사업 전략을 점검했다. 당시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AI 경쟁에서 주도권을 잡을 수 있도록 운영개선(O/I·Operation Improvement)을 지속 추진해 본원적 경쟁력을 강화할 것을 강조했다. SK 멤버사들은 최근 조직 개편을 통해 AI 관련 조직을 출범했다. SK하이닉스는 지역별 AI 리서치 센터를 신설했으며, SK이노베이션은 CEO 직속으로 AX단을 꾸렸다. 현대차그룹은 이번주 사장단 인사를 단행하고 내년도 경영 전략 수립에 나선다. 글로벌 공급망 다각화로 현지 경쟁력 확보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미래 먹거리 확보를 위해 친환경차와 자율주행 기술 개발에도 속도를 높일 전망이다.

2025-12-14 15:03:16 양성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