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기시대가 끝난 것은 재료로 사용되는 돌덩어리가 부족해서가 아니라 새로운 기술이 출현했기 때문이다. 같은 논리가 에너지 분야에도 통용된다. 석유와 석탄 등 화석연료 시대가 막을 내리게 되는 것은 부존자원이 고갈되는 시점이 아니라 신기술에 의한 에너지 공급이 화석연료에 비해 경제성을 확보할 수 있을 때가 될 것이다.
그런데 오늘날 기술의 진보 속도를 보면 머지않아 신재생에너지가 화석에너지를 추월하게 될 것을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무어의 법칙’은 인텔의 공동 설립자인 고든 무어가 반도체 집적회로의 성능이 2년마다 2배씩 증가할 것임을 정확하게 예측해 내면서 유명해졌는데, 이 법칙이 태양광 전지에도 그대로 적용되고 있다. 생산기술의 진보로 태양광 전지의 값이 기하급수적으로 감소하고 있고 태양광 발전량도 2년마다 2배씩 증가해왔다.
또한 각국 정부와 지방정부가 제공하는 정책적인 지원에 힘입어 신재생에너지 분야에 대한 민간 투자도 급증하고 있는데 미국의 예를 보면 2001년도 전체 벤처 캐피탈의 0.9%가 신재생에너지에 투자되었던 것에 비해 2009년에 와서는 12.5%가 투자되는 등 극적인 증가 추세를 보여주고 있다.
이러한 사회적인 분위기에 힘입어 신기술의 연구 개발과 응용도 더욱 탄력을 받으면서 선순환 고리를 만들어 내고 있다. ‘Solar Trillions’의 작가 Tony Seba는 머지않아 전 세계적으로 30조 달러에 달하는 태양에너지 시장이 형성될 것이라고 전망했는데 그러한 전망이 공언으로 느껴지지만은 않는다. 이렇게 어마한 규모의 미래시장에서 우리나라는 어느 정도의 열매를 수확할 수 있을까?
얼핏 생각해 보면 일조량이 그리 많지 않은 우리나라는 태양광발전 내수가 부족하여 기술을 테스트하고 축적하여 발전시키기에 적합하지 않아 보인다. 하지만 일조량이 알래스카와 비슷한 독일이 전 세계에서 가장 높은 태양광에너지 생산량을 자랑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보면 정부의 정책 방향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 수 있다. 독일은 현재 원자력 대신 신재생 에너지 분야에 올인하고 있고 가동 중인 원전도 2021년이면 모두 문을 닫는다.
/항공우주연구원 선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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