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의동 가봤어요?” 요즘 사람들을 만나면 안부인사 다음으로 건네는 말이다. 경복궁 주변을 걷다 우연히 들른 통의동이 얼마나 괜찮은 동네인지 얘기하고 싶어서다. 통의동은 광화문, 삼청동, 부암동, 효자동 등 이름만 들어도 알 만한 유명한 동네에 둘러싸여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덜 알려진 작은 마을이다. 구불구불 이어지는 좁은 골목길에는 오래된 한옥과 작은 갤러리 그리고 감각적인 카페들이 들어서 있다.
카페 스프링은 통의동 골목길에서 유난히 눈에 띄지 않는(?) 카페다. 있는 듯 없는 듯 꾸밈없는 모습에 이끌려 발걸음 하게 된다. 오너의 개성이 극명하게 드러나는 ‘튀는’ 카페도 좋지만, 주변 풍경과 어우러져 ‘눈에 띌 듯 말 듯 서 있는’ 카페는 호기심을 자극해 그냥 지나칠 수 없게 만든다.
2개 층으로 된 공간은 어느 가정집을 방문한 듯 아늑하고 편안하다. 카페 곳곳에는 전시회가 열리기도 하고 문구 디자인 용품이 진열되어 있어 구경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창가에 놓인 테이블은 따뜻한 햇살을 맞으며 마음껏 여유를 부리기에 좋다. 여기에 갓 구운 진한 핫 브라우니와 쌉싸래한 아메리카노를 곁들이면 더욱 좋겠다. 샌드위치와 같은 간단한 식사 메뉴도 준비되어 있다.
카페에서 나와 인근에 있는 보안여관에 들러보자. 1930년대에 문을 연 보안여관은 과거 젊은 예술가들의 아지트 같은 곳이었다. 시인 서정주는 동료 문인들과 함께 이곳에서 문학동인지 ‘시인부락’을 펴내기도 했다. 옥호는 그대로 둔 채 지금은 젊은 작가들의 작품들이 전시되는 갤러리로 이용되고 있다. 오래된 건물에서 작품을 구경하는 일은 무척 흥미롭다.
/글·사진 윤희상(여행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