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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경제일반

인문학에 대한 갈증

〈정의란 무엇인가?〉를 쓴 마이클 샌델이 서울에서 강연을 하자 5000명 이상의 청중이 몰려들었다. 베스트 셀러 1위를 기록한 하버드 대학 교수의 명강을 직접 들어볼 수 있다는데 이 기회를 놓칠 리 있겠는가? 그런데 우리 학자를 강연자로 내세워 인문학 강의를 열어 1000명 모이게 하는 것은 비현실적인 꿈이 된다.

〈문학이론〉과 〈신을 옹호하다〉를 쓴 마르크스주의 문화 비평가 테리 이글턴의 서울 강연에서도 대학 강연장이 가득 메워졌다. 한 마디라도 놓치지 않고 들으려는 청중들의 열기는 뜨거웠다. 질의응답 시간이 열띤 것도 주목된다. 요즘 학생들은 웬만하면 통역을 통하지 않고 잘하건 못하건 영어로 자신 있게 발언한다. 예전과는 분명 달라진 풍경이다.

세계적 석학들의 저서가 국내에 번역될 때마다 책 판매부수도 만만치 않게 된다. 광화문 교보문고가 새로 단장하면서 영어와 일어 서적분야도 대대적으로 확대했고 아예 인문신간이라는 이름 아래 원서판매대를 설치한 것도 우리사회의 세계적 문화교류의 수준이 변하고 있음을 실감하게 하는 장면이다. 이런 것을 보면 생각보다 빠르게 우리 사회 한쪽에서는 보다 수준 놓은 인문학적 깨우침에 목말라 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물질적으로 잘 살면 그만이라는 생각이 도전받고 인간답게 살 수 있는 세상에 대한 갈망이 높아지고 있는 증거다. 뿐만 아니다. 대학에서는 인문학이 찬밥 신세지만 대학 밖에서는 인문학에 대한 젊은 세대, 중년 세대의 욕구는 강렬하다. 문학에 대해 새로 성찰하고 역사에 눈뜨며 철학적 논쟁의 의미를 새기려 애쓴다. 인문학의 세계적 조류에 대한 지식이 채워지는 것을 즐거워한다. 당장 무슨 돈벌이나 밥이 되는 것도 아닌데 그런 학습체험에 행복해하는 것이다.

그러나 언론과 방송, 제도 교육은 아직도 이런 갈증을 외면하다시피 한다. 관심이 있다 해도 소소한 뉴스 수준이다. 특히 TV 는 인문학에 대한 천대를 작정한 듯이 보인다. 책 프로는 언제나 편성에서 뒤로 밀리고 세계적 석학들의 대담이나 인터뷰 등은 좀체 보기 어렵다. 이 사회의 무지를 더하는 일에 기여하고 있는 셈이다. 인문학에 대한 대중들의 갈증에 주목하지 못한다면 우리사회는 퇴보에 익숙해지고 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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