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과 섹스가 화제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쇼비즈니스의 세계라고 하지만, 최근 연예계에서 벌어진 두 사건은 민족의 명절인 한가위 연휴를 앞둔 대중에게 충격과 실망을 안겨줬다.
먼저 필리핀에 체류 중인 방송인 신정환은 방송 무단 펑크의 진짜 이유를 속시원히 밝혀야 하는 처지다. 몸이 아파 입원했다는 소식이 전해졌지만, 현지 카지노에서 도박빚, 흔히들 얘기하는 ‘꽁짓돈’을 갚지 못해서라는 얘기도 들려오고 있어서다. 만약 후자가 사실이라면 과거에도 비슷한 추문에 수차례 연루된 적이 있다는 점에서 한심스럽기 그지없다.
그는 도박과 관련된 잡음으로 방송 생활이 위기에 처할 때마다 별다른 해명이나 자숙 없이 특유의 ‘끼’와 재능으로 쉽게 돌파구를 찾았다. 또 당장 내일의 시청률이 아쉬운 TV 예능 프로그램 제작진의 처지에서는 출연진의 사생활을 점검하는 데 소홀했다.
이번 사건의 속사정이 무엇이 됐든 방송가와 신정환 모두 반성이 절실한 시점이다.
치정극으로 시작해 어이없는 해프닝으로 일단락된 가수 이루의 ‘애정 스캔들’ 역시 가요계에 대한 신뢰도를 떨어뜨렸다.
7일 상대의 갑작스러운 사과 각서로 마무리되긴 했지만, 문제의 시작이 어떻게 그리고 어디서 비롯됐는지는 전혀 밝혀지지 않아 가요팬들로서는 어리둥절하고 불쾌할 따름이다.
물론 청춘 남녀의 사랑과 이별을 제3자가 왈가왈부한다는 것 자체가 우스울 수도 있다. 그러나 사건의 당사자들 가운데 어느 한쪽이 언론과 대중을 통해 공개적으로 자신의 억울함을 호소하고 목적을 달성하려 했다면, 그에 따른 충분한 해명이 있어야 한다. 아쉬우면서도 찜찜한 대목이다.
인기 연예인 혹은 연예계 관계자들 모두가 도덕적으로 고결하게 살 필요는 없지만, 그렇다고 마음 가는대로 아무렇게나 행동할 수 있는 자유를 무한대로 누릴 권리까지는 없다. 사람들이 그들에게 쥐어준 부와 명예에는 ‘일정 수준 이상의 사회적 모범을 지켜야 한다’는 책임이 따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