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국내 메이저리그 뉴스를 보면 둘 중 하나다. 추신수의 타격 성적 또는 박찬호의 등판 결과가 전부다.
빅리그의 인기가 예전만 못한 점도 있지만 역시 한국인 빅리거들의 존재감이 희박해진 점이 크다. 한때 대단했던 김병현은 사실상 은퇴 상태이고, 서재응·김선우·최희섭은 모두 국내로 유턴했다. 이들의 뒤를 이은 류제국·정성기 또한 미국 야구 도전을 접었다. 이대은·이학주 등 1980년대 이후 출생한 선수들이 마이너리그에서 땀을 쏟고 있지만 시간이 좀 더 필요하다.
메이저리그에서 한국 야구의 위상이 예전만 못한 것은 우연이 아니다. 우선 성공할 만한 재능을 가진 선수들이 너무 겁을 낸다. FA 자격을 얻은 프로야구 스타는 물론 아마추어 유망주들도 어려운 미국보다는 ‘편안한’ 무대에 안주하려는 경향이 짙다.
여기에는 이유가 있는데, ‘미국 가면 고생은 물론이고, 나중에도 불행해진다’는 공포감의 엄습이 그것이다. 여러 프로야구 종사자들이 유포해온 이 논리는 유망주들의 유출을 막기 위한 고육지책 성격이 짙지만 파급력만큼은 대단했다.
그 결과 아마 선수든 프로야구 올스타든 너나 할 것 없이 ‘더 쉽고 편한 것’만 찾는 행태로 이어지고 있다. 요즘 추세로 볼 때 이런 경향은 당분간 계속될 것이 분명하다.
‘국내에서 성공한 뒤 해외에 진출해도 늦지 않다’는 말에도 일리가 있지만 미국 야구를 오랫동안 취재해온 고참 기자들은 이런 추세가 반갑지만은 않다. 도전하고 깨지면서 성공하는 선수가 나타나야 한국 야구도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다는 믿음 때문이다. 16년 전 박찬호의 ‘무모한’ 도전이 없었다면 지금의 한국 야구는 크게 달라져 있을 것이다.
/OSEN 미국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