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내기 직장인 곽지영(27)씨. 바쁜 아침 머리는 말리지도 못하고 출근하기 일쑤다. 헐레벌떡 회사에 도착해 축축한 머리를 질끈 묶고 업무 시작. 입사한 지 얼마 안 된 터라 선배들처럼 슬리퍼로 갈아 신지도 못한 채 새벽까지 야근이다. 입사 한 달 뒤, 곽씨는 요즘 울긋불긋 돋아난 여드름 때문에 고민이다. 이뿐만 아니다. 검정색 블라우스를 입은 날이면 어깨 위로 떨어지는 비듬을 자꾸 털어줘야 한다. 게다가 발이 가려워 일도 안 된다. 한 번쯤 시원하게 발바닥을 긁고 싶지만, 체면을 구길까 엄두가 안 난다.
곽씨의 괴로움이 남의 일 같지 않은 직장인들이 많다. 바로 ‘오피스 피부병’을 호소하는 이들이다. ‘오피스 피부병’이란 사무실의 특수한 환경 때문에 직장인들이 쉽게 앓게 되는 여드름·무좀·비듬 등의 피부질환을 일컫는다. 주로 많은 시간을 사무실에서 보내는 직장인들이 잘 걸린다.
봄여름가을겨울 피부과의 강승훈 원장은 “사무실의 탁한 공기는 피부 트러블의 주범”이라며 “특히 여름에서 가을로 넘어가는 환절기에는 갑작스러운 기온 변화에 피부 면역력이 떨어져 피부 질환에 쉽게 걸린다”고 말했다. 또 졸음을 쫓기 위해 마시는 커피나 앞이 꽉 막힌 구두를 오래 신고 있는 생활습관도 ‘오피스 피부병’의 원인 중 하나다.
◆매일 야근…여드름 왜 생길까
야근과 여드름은 과연 무슨 상관이 있을까. 여드름은 피지 분비가 원활하지 못한 게 원인으로, 잠이 모자라거나 스트레스가 크면 곧잘 생긴다. 에어컨이나 난방기를 사용해 건조하기만 한 사무실 환경도 피부 트러블을 일으키는 범인이다.
성인 여드름은 건강한 생활습관으로 예방하는 게 우선이다. 평소 모공을 청결하게 유지하고 충분한 수면을 취하는 게 기본이다. 보습 스프레이를 수시로 얼굴에 뿌리고, 따뜻한 물이나 차를 마셔 체내에도 수분을 보충하면 더 좋다.
가벼운 여드름은 약국에서 쉽게 구입할 수 있는 여드름 치료제로 금세 진정시킬 수 있다. 액상형 여드름 치료제 크레오신 티는 물파스 형태로 여드름 부위에 톡톡 두드리기만 하면 돼 간편하다. 하지만 증상이 심한 경우에는 피부과 전문의를 찾아 정확한 진단과 시술을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
◆책상 밑 말 못할 괴로움! 무좀
장시간 구두를 신고 생활하는 직장인들은 무좀에 쉽게 노출된다. 무좀은 곰팡이균의 일종으로, 통풍이 잘 안 되는 구두나 부츠를 오래 신고 있으면 신발 내부에 무좀균이 곧잘 서식하게 된다. 무좀에 걸리면 간지러움과 함께 수포가 생기고, 심한 경우 피부가 갈라져 피가 나는 경우도 있다.
무좀균이 발톱과 손톱에까지 번지면 손발톱 무좀에 걸린다. 이렇게 생긴 무좀은 노란색을 띄면서 두꺼워지고, 뒤틀리거나 부스러져 없어지기도 한다.
무좀을 막으려면 사무실용 슬리퍼를 따로 준비해 신는 것이 좋다. 하지만 사무실용 슬리퍼도 너무 오래 신으면 세균이 바글거릴 수 있어 2∼3개월에 한 번씩 세탁해줘야 한다. 일반적인 무좀에는 크림 타입의 항진균제를 바른다. 하지만 손발톱 무좀은 피부보다 두꺼워 크림의 흡수율이 떨어지기 때문에 한독약품의 로푸록스처럼 네일라카형 치료제가 적합하다.
◆축축한 머리, 두피질환 원인
샴푸 후 모발을 충분히 말리는 건 두피 건강의 첫걸음이다. 두피가 축축하면 비듬균이 쉽게 생기기 때문이다. 두피에 쌓인 노폐물과 먼지를 깨끗이 없애려면 저녁에 샴푸하는 것이 좋고 두피까지 완전히 말린 후 잔다. 또 머리를 감기 전 빗으로 빗으면 두피에 쌓인 노폐물과 비듬이 제거되고 혈액순환이 잘돼 윤기 있는 머릿결을 만들어 준다. 평소 샴푸형 비듬 치료제의 도움을 받는 것도 효과적이다. 항진균·항염 작용을 하는 세비프록스는 샴푸 대신 사용하면 두피 질환의 주원인이 되는 곰팡이균의 번식을 막아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