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를 다투는 경쟁 시대에서 생존한 기업의 면면을 살펴보는 코너 ‘이 기업이 살아남는 법’을 연재합니다. 가장 잘 발달된 조직으로 통하는 기업으로부터 생존 아이템을 얻는 것은 어떨까요.
가정 방문 판매라는 지극히 아날로그적 마케팅을 쓰면서 매출 1조원을 돌파한 기업이 있다. 빨간펜과 구몬학습으로 잘 알려진 교원그룹은 지난해 매출 1조910억원을 돌파하며 글로벌 경제위기 속에서도 1985년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2000년 100만 명이었던 구몬학습 회원 수는 올해 5월 기준으로 210만 명으로 늘었다. 같은 기간 교원구몬의 매출은 2237억원에서 6763억원으로 증가했다. 이 회사는 전매 특허인 방문 판매를 정수기인 ‘교원 웰스’는 물론 스킨케어 브랜드 ‘마무’와 한방 연수기인 ‘교원와우연수기’에까지 적용하고 있다.
70∼80년대 유행하던 방문 판매가 2010년에도 통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교원그룹은 자신들의 판매 방식을 ‘단골장사’로 표현한다.
장평순 교원그룹 회장은 “방문 판매는 단골 장사다. 그래서 신뢰가 중요하다. 판매하는 사람을 신뢰해야 하고, 그가 파는 제품을 신뢰할 수 있어야 한다. 그래서 첫 번째 영업노하우는 최고의 상품을 만드는 것”이라고 강조한다.
어디서 많이 들어본 말이지만 장 회장의 이 같은 신념은 철저히 구체화되고 있다. 교원은 어린이용 전집 ‘주니어 라이브러리’를 만들 때 7년간 100억원을 투자했다.
아이들이 쓰는 표현에 맞는지 꼼꼼하게 확인했고 어린이 정서에 좋지 않은 것으로 알려진 원색을 지양했다. 또 뾰족하거나 모난 그림 대신 둥글둥글하고 편한 느낌을 주는 삽화를 채택했다.
이와 함께 교원그룹은 컨시어지 마케팅을 도입했다. 고객 집에 정기적으로 방문해 필요한 제품 정보나 서비스를 제공하며, 제품 상담 이외에 자녀 교육 문제나 재테크 등 가족 대소사를 의논한다. 제품 상담 이외에 정서적인 면까지 접근하는 것이다.
구몬학습 고객인 김은희(35)씨는 “아이들을 세심하게 배려하는 선생님을 보면서 이 회사가 만든 정수기와 화장품도 긍정적으로 보게 됐다. ‘팔고 나면 그만’인 기존 영업과는 큰 차이가 있다”고 말했다.
교원그룹은 창립 30주년을 맞는 2015년에는 ‘1000만 고객, 3조원 매출’을 달성하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