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2 드라마 ‘제빵왕 김탁구’의 인기에 제과점 풍경이 달라지고 있다. 단팥빵, 소보로빵, 버터빵 등 소위 ‘복고풍빵’이 시대를 건너뛰어 날개를 달았다.
리츠칼튼 서울의 이창수(51·사진) 파티시에도 유행을 실감하는 중이다. 그는 “어르신들이 주로 찾던 단팥빵을 젊은 손님들도 많이 사가 판매량도 15∼20% 늘었다”며 “드라마 때문에 제과를 배우고 싶다는 직원들도 2배 정도 많아졌다”고 설명했다.
드라마 속 주인공 김탁구처럼 빵 만드는 재능은 타고나는 것일까. 그에 따르면 감각은 30% 정도, 나머지 70%는 부단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빵은 살아있는 균을 이용해 만드는 것이라 그 예민한 균을 어떻게 잘 다스리느냐에 따라 풍미나 볼륨, 맛이 달라져요. 빵이 가장 맛있는 포인트를 잘 관찰해 잡아내야하는 거죠.”
최근엔 건강을 많이 따지는 손님들로 모양보다 재료가 더 중요해졌다. 유기농 밀가루, 자연효모로 만든 빵을 주로 찾고, 칼로리도 낮아야 인기다. 수많은 빵 중 그의 입맛을 독차지해온 건 바로 이탈리아식 바게트인 치아바타다.
“사람이나 빵이나 담백한 매력이 좋더라고요. 세월이 가도 질리지 않아요. ”
빵만큼 우리 입맛을 맛있게 훔쳐온 것이 떡이다. 세종호텔 한식뷔페 ‘은하수’에서는 디저트로 꼭 떡을 내놓는다. 예전보다 크기는 작고, 모양은 화려한 떡들을 손님들이 주로 찾는다.
이곳에서 떡 메뉴를 다루는 박경애(34·사진) 조리사는 “신세대 손님들까지 건강을 따지기 때문에 당귀나 쑥·솔잎 등을 넣고 만든 기능성 떡의 인기가 높다”고 말했다. 알록달록한 색상 또한 인공색소가 아닌 천연색소를 쓴다. 백련초로 물들여 붉은빛을 내는 식이다. 선조들이 써 온 천연색소는 보존력도 높아 굳이 인공색소를 쓸 필요가 없다는 설명이다.
살펴보면 떡도 빵처럼 만드는 법이 다양하다. 경단처럼 빚어서 삶거나 인절미처럼 쳐서 만들기도 하고, 솥에 찌거나 기름에 지지고 또는 튀기기까지 하는 등 방법이 여럿이다. “여러 가지 떡을 맛보았지만 달지 않고 깔끔한 설기떡이 제일 좋다”는 그는 “쌀가루와 설탕·소금만 있으면 돼 집에서도 쉽게 만들어보라”고 권했다.
추석 명절 때 이곳은 고소한 송편 냄새가 진동할 예정이다. 기계가 아닌 손으로 빚은 손송편을 내놓는데 참깨와 밤·콩, 그리고 녹두껍질을 벗겨 만든 흰색 팥소를 넣어 명절의 맛을 선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