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오페라 미학을 집대성한 ‘프린스 이고르’가 방콕 무대를 거쳐 다음달 7∼10일 예술의전당 오페라하우스에서 국내 관객과 만난다. 성악가, 합창단, 발레단, 오케스트라 수석단원, 스태프 등 내한 인원만 250여 명에 이른다.
러시아 3대 국립극장 노보시비르스크 국립오페라발레극장 프로덕션으로 새롭게 선보인 이 작품은 성악, 합창, 오케스트라, 발레, 드라마, 무대 미술, 조명 등 러시아 공연예술의 정수를 보여준다. 지난 11일 태국 왕실 주최 ‘방콕 국제 댄스 & 뮤직페스티벌’ 오프닝작으로 공개돼 “현대 오페라의 새로운 길을 보여줬다”는 극찬을 받았다.
19세기 러시아 국민음악파 알렉산드르 보로딘이 작곡한 ‘프린스 이고르’는 러시아 건국기인 12세기 노브고로드의 공작 이고르가 남방 초원지대 유목민족을 정벌하려다 포로로 잡힌 뒤 탈출하기까지 사건을 그린다.
러시아 서사문학에 나온 16세기 영웅시 ‘이고르 공의 원정기’와 승원문서 ‘이파테프스키 연대기’를 바탕으로 대본을 만들었으며, 웅장한 스케일의 서사에 이고르 공의 아들과 적장 딸의 애틋한 사랑 이야기를 엮어냈다.
십수 년에 걸쳐 작곡됐으나 미완성으로 남겨졌다가 작곡가 림스키 코르샤코프와 그의 제자 글라주노프가 완성했다. 음악적으로는 보로딘의 작품답게 민속적 색채감이 뚜렷하다. 특히 삽입곡 ‘폴로베츠인의 춤’은 색채감과 역동적인 면모가 가득해 관현악 레퍼토리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이국 정취가 풍기는 여성 합창곡 ‘바람의 날개를 타고 고향으로 돌아가라’는 광고음악으로 자주 쓰여 친숙하다.
티모페이 쿨리야빈이 밀도 높은 연출력을 보여주며 노보시비르스크 국립극장 수석 지휘자이자 폴란드 국립오페라단 음악감독 에프게니 볼린스키가 지휘를 맡아 섬세하며 강렬한 오페라로 탄생시켰다. 공훈 예술가 이고르 그리네비치의 러시아 색채와 동양의 신비함이 묻어나는 무대 및 의상 디자인은 객석에 볼거리를 가득 선사한다.
로만 부르덴코(바리톤), 엘레나 포포브스카야(소프라노) 등 공훈 배우들이 출연하고 비아체슬라프 파쥐엘스키가 이끄는 노보시비르스크 국립오페라 합창단이 러시아의 기상을 느낄 수 있는 합창을 들려준다.
이번 프로덕션은 러시아 공연예술 최고상인 2010년 골든 마스크 시상식에서 오페라 부문 최다인 4개 부문 후보에 오르기도 했다.
문의:02)2650-748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