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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경제일반

추석 차례상의 막걸리

세계의 언어에서 가장 보편적으로 나타나는 어휘가 바로 ‘술’이라는 단어다. 세계의 언어를 대략 3500개, 사라져가는 소수민족 언어까지 합쳐 많게는 6000여 종류까지 어림하지만, ‘술’이라는 단어가 포함되지 않은 언어는 거의 없다. 지역과 시대에 따라 피부색과 언어는 다를지언정 종족마다 곡식이나 과일, 또는 가축의 젖을 발효시켜 만든 고유의 술을 지켜 왔다. 경우에 따라서는 그것을 ‘생명의 물’이라거나 ‘지혜의 원천’이라고 칭송하기도 한다.

종족사회에서 술은 조상에게 제사를 드리거나 풍년을 기원할 때 가장 필요했다. 우리의 경우에는 청주나 막걸리가 여기에 해당된다. 국화주·송엽주·백화주·이감고·감홍로·죽력고·과하주 모주 등 모두 200여 종류에 이르는 전통술 중에서도 백성들의 일상생활에 가장 친숙한 술이었다. 쌀이나 보리, 고구마, 옥수수 등을 쪄낸 다음 누룩을 발효시켜 만드는데, 텁텁한 곡식 성분을 맑게 걸러낸 것이 청주, 걸러내고 남은 것이 막걸리다. 이 가운데 막걸리는 탁주, 또는 농주라고도 불려왔다.

막걸리가 요즘 열풍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도시 직장인들의 회식 자리나 등산 등 운동모임에서도 단골 메뉴가 됐다. 해외 수출이 크게 늘어나면서 수출액이 사상 처음으로 일본의 사케 수입액을 눌렀다는 얘기도 들린다. 더 나아가 양식당에서 막걸리 칵테일 시음회가 열리는가 하면 막걸리 종류만을 파는 ‘막걸리 바’도 성업 중이다. 이쯤이면 막걸리를 프랑스 와인과 같은 명품주 반열에 올려야 한다는 주장이 그리 낯설게 들리지 않는다.

재미있는 사실은 술의 전체 소비량이 줄어드는 상황에서도 막걸리 소비만은 급격히 늘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해 막걸리 출고량이 전년보다 무려 48% 늘어난 26만㎘를 기록, 우리나라 성인 한 명이 1년 동안 평균 9병 이상 마셨다는 통계도 발표된 바 있다. 그야말로 막걸리 세상이며, 막걸리 신드롬이라 할 만하다. 막걸리는 원래 우리 할아버지들이 갈증을 느낄 때마다 사발에 가득 따라 즐겨 마셨던 ‘서민의 술’이기도 하다. 이번 추석 차례상에는 막걸리를 올려도 괜찮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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