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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경제일반

유령회의

지금 세계의 눈은 평양에서 9월 상순 열릴 것이라는 조선노동당대표자회의에 쏠려 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셋째 아들인 20대의 김정은에게로 권력이 세습될지 여부가 이 회의에서 결정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당대표자회의라는 게 해괴망측하기 짝이 없다. 지난 1958년 처음 열렸고, 두 번째가 66년, 그리고 이번이 세 번째로 44년 만에 열리는 것이다. 상순(10일)이 지난 마당이라 이젠 열릴지, 안 열릴지조차 아리송해졌다. ‘유령회의’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같은 회의를 올해 열겠다고 하는 것은 무엇 때문일까.

김 위원장이 병구(病軀)를 이끌고 지난 5, 8월 두 차례나 중국을 방문한 것은 세자 책봉을 받기 위한 것이었다는 게 전문가들의 일치된 견해다. 중국도 마지못해 용인한 것 같지만 세계의 모든 나라가 웃음거리로 삼고 있는 일이다. 김정은으로의 권력 세습이 이뤄진다고 해서 북한에 천지개벽이 일어날까? 그것은 어림없는 얘기일 듯하다. 남북의 격차를 만들어 낸 것은 ‘경쟁’이기 때문이다.

여러 형태의 경쟁 가운데 가장 일반적인 것은 선거다. 그중에서도 ‘대권 경쟁’으로 불리는 대통령 선거는 가장 치열하다. 해방 후 65년 동안 남쪽에선 9명의 대통령과 1명의 내각제 총리를 뽑았다. 남쪽에서도 북한의 당대표자회의 같은 거수기 방식으로 대통령을 뽑은 적이 있지만 대부분은 자유선거를 치렀다.

같은 기간 북한은 김일성, 김정일 부자의 세상이었다. 이제 손자의 세상으로 만들겠다는 것이다. 권력의 3대 세습이란 왕조시대에나 있었던 일이고, 요즘은 아프리카 부족사회에서조차 보기 드문 일이다.

남한의 대통령들은 북한의 김씨 3대에 비해 10배 이상 센 경쟁을 거쳐 권좌에 오른 셈이다. 그들은 국민들로부터 박수를 받으며 등극했다가 물러날 때는 버림을 받기도 했다. 그래도 그들은 재임 중 훗날 좋은 대통령으로 기억되기 위해 나름으로 노력했다. 그것이 남북 간 격차의 실체다.

경쟁 없는 권력은 독재와 부패의 동의어다. 그런 권력 구조로는 남북의 격차만 더 벌어질 뿐이다. 김일성, 김정일의 유산인 핵무기는 손자대에 와선 더욱 버리기 어려워진다. 그것은 부조(父祖)에 대한 불효가 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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