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스타 K’ 시즌2는 케이블 사상 유례없는 시청률을 기록 중이다. 방송을 보지 않았다고 해도 최종 결선 무대에 올라가게 된 11명의 명단 정도는 인터넷 실시간 인기 검색어나 관련 뉴스를 통해 알고 있을 정도다.
특히 지난주 금요일에 방영된 최종 TOP10을 뽑는 과정은 많은 주목을 받았는데, 라이벌 미션과 추가 합격자를 포함한 최종 합격자를 13명이나 선정하고 곧바로 심층면접이 추가되는 과정에서 애초에 정해진 심사 기준이 너무 자주 바뀐다는 비판도 있었다.
물론 시청자들에겐 그 자체로 긴장감 가득한 엔터테인먼트였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을 것이다. 결국 11명이 결정되어 최종 무대에 서게 되었다.
사실 그 결과가 10명이든 11명이든 결국 최후의 한 명만 살아남는다는 점에서 인원수는 큰 문제가 아닐 것이다. 다만 이 프로그램이 한국형 ‘아메리칸 아이돌’을 표방하고 있다는 점에서 미덕과 한계를 가지고 있다는 건 분명하다.
그것은 출연자들의 사생활 공개와 인간 극장식 성공 스토리의 간극이자 엔터테인먼트와 다큐멘터리의 간극이다. 이 모호한 경계는 ‘슈퍼스타 K’에 집중하는 시청자들을 지지하게도, 불안하게도 만든다.
심층면접에서 윤종신이 허각에게 물었던 대로 “이 시간이 끝나면 다시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라는 궁금증과 그럼에도 이들의 성장 과정과 사생활에 대한 호기심이 줄어들지 않는 것이다. 스타가 되고 싶은 아이들에게 이 짧은 순간은 이미 스타가 된 것 같은 착각을 일으키기에 충분하다. 결과적으로 ‘리얼리티’와 ‘쇼’의 결합이 만드는 비현실적인 판타지다.
그래서 결국 중요한 건 환경이다. 이 판타지에 빠지지 않으려면 애초부터 ‘스타’가 되고 싶은 꿈을 꾸지 말아야 할까, 아니면 ‘스타’가 될 수 있는 여러 개의 선택권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할까.
스타가 되고 싶은 것과 노래를 하고 싶은 것은 또 얼마나 다른 욕망일까. 그걸 가능하게 하는 환경은 리얼리티 쇼로 수렴될 수 있을까. 이게 과욕인지 망상인지 모르겠지만 어쨌든, ‘슈퍼스타 K’를 보면서 이런 생각을 하게 된다.
게다가 중요한 건 이 프로그램 이후다. 서인국과 길학미, 조문근의 예에서 보듯 프로그램의 성패가 그들의 활동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칠 것인지는 아무도 모른다. 누구도 보장해주지 않는 것이다. 거기엔 운과 실력과 자본과 시간이 필요하다.
그럼에도 여기까지 도달한 사람들(허각, 김지수, 존박, 장재인, 강승윤, 이보람, 김은비, 박보람, 김소정, 앤드류 넬슨, 김그림에게 격려를 보낸다. 1주일 남았다. 여기까지 와버렸으니 그들이 여기서 최선을 다하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