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업체에 다니는 허모(34) 과장은 이번 추석 귀성길에 빼놓을 수 없는 동반자가 있다. 스마트폰인 ‘아이폰’과 태블릿PC인 ‘아이패드’다. 지난주 형부가 아이패드를 챙겨오라고 신신당부했고, 스마트폰으로 바꾸려는 시아버님이 미리 아이폰을 보고 싶어해서다. 가족이 모여 남편이 사용 중인 스마트폰 ‘갤럭시S’와 직접 비교해보자는 의견도 나왔다. 허 과장은 “이번 추석에 스마트폰에 대한 평가와 태블릿PC에 대한 이야기가 자연스레 이뤄질 것 같다”고 귀띔했다.
민족의 명절 한가위에 ‘스마트폰 대격전’이 예상된다.
현재 스마트폰 이용자는 500만 명 정도. 내년에 2000만 명으로 빠른 증가가 예고되고 있다. 수치상 차이가 예비 고객인 셈인데 이번 추석에 이들이 다양한 스마트폰을 비교한 뒤 선택을 결정하게 된다. 이동통신사들이 사활을 걸 수밖에 없는 이유다.
한가위 스마트폰 대전은 귀성길에서부터 시작된다. 고속도로 위는 물론 기차역과 고속버스터미널, 공항 등 스마트폰을 꺼내들 수밖에 없는 상황에 수시로 노출된다. 이 때문에 이동통신사들이 최근 무료 와이파이존 확보에 열을 올렸다.
KT는 전국 고속도로상 176개 휴게소 가운데 156개 지점을 무료 와이파이존으로 만들었다. 추석 귀성·귀경객들이 데이터통화료 부담 없이 스마트폰을 맘껏 사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SK텔레콤 역시 추석 연휴 전까지 주요 KTX 기차역과 버스터미널, 공항 등에 ‘T와이파이존’ 구축을 완료할 계획이다.
이통 3사가 최근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를 서둘러 선보인 것도 추석 연휴를 염두에 둔 포석이다. 덕분에 귀성길 꽉 막힌 차 안에서도 맘 놓고 스마트폰으로 무선 인터넷을 즐길 수 있다. 하지만 추석 연휴 갑자기 폭증할 데이터 이용을 각 이통사가 수용할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도 있어 평가 기회도 될 전망이다.
◆ 아이폰4 vs 갤스 ‘불꽃승부’
아이폰4 출시가 본격 시작된 것도 흥미로운 관전 포인트. 아이폰4 출시가 늦어지면서 갤럭시S 가입자가 최근 100만 명을 넘기며 돌풍을 일으킨 상황에서 아이폰4의 등장이 어떤 영향을 줄 수 있을지가 추석연휴를 거치면서 판가름 나기 때문이다.
KT도 아이폰4 예약가입자 개통을 서두르고 있다. 좀 더 많은 이들이 아이폰4를 들고 고향에 내려가 입소문 마케팅에 나서기를 기대해서다. KT 홍보팀 김철기 차장은 “아이폰4가 이번 추석을 거치며 제대로 소개되면 스마트폰 시장을 다시 주도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SKT 측은 “갤럭시S가 충분한 경쟁력을 갖춘 스마트폰이라 문제될 것이 없다”는 반응이지만 스마트폰 시장은 벌써 들썩이기 시작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