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우리나라 수출이 사상 처음으로 세계 8강에 진입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14일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이 내놓은 ‘2010년 우리나라 수출 8강 진입, 그 가능성과 시사점’이란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수출 순위는 지난해 3단계 상승해 9위에 오른 데 이어 올해도 1단계 상승할 것으로 전망됐다. 세계무역기구(WTO)의 나라별 수출통계를 보면 2010년 상반기 기준 우리나라의 세계 수출 순위는 7위로 지난해보다 2단계 상승한 상태다.
주요 수출국 중 한국과 중국만이 금융위기 이전 수준을 초과했으며, 우리와 수출 규모가 비슷한 이탈리아, 벨기에의 상반기 수출은 2008년 동기에 비해 20% 이상 감소했으나 한국은 3.5% 증가했다. 이 같은 추세가 하반기에도 이어진다면 올해 우리나라는 수출 순위 7∼8위에 진입할 수 있다고 보고서는 전망했다.
보고서는 한국의 수출 순위가 상반기에 2단계 상승한 요인으로 ▲경기 회복기 반도체와 LCD 등 정보기술(IT) 제품의 수출 호조 지속 ▲경기 회복이 빠른 신흥개도국으로 수출 다변화 ▲유럽 경기의 불안정한 회복으로 유럽 주요국의 수출 부진 등을 꼽았다.
보고서는 “올 연말까지 우리나라가 세계 수출 순위 7위를 유지할 수 있느냐 여부는 수출 실적 격차가 근소한 이탈리아나 벨기에와 경쟁에 달렸다”면서 삼국 간 경쟁에 영향을 줄 주요 변수로 ▲각국의 주요 수출대상국 경기 동향 ▲우리나라 주요 수출 품목인 IT 제품의 수요 및 수출가격 변화 ▲환율 변동 등을 꼽았다. 그러면서 “하반기 수출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이러한 변수가 우리에게 다소 불리하게 작용한다고 하더라도 적어도 벨기에는 우리를 추월하지 못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의 경기 회복이 본격화하면 내년 이후 8강 유지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서는 내다봤다. 보고서는 수출 8강을 유지하기 위해선 “중국 내수시장 외에 신흥시장으로 수출을 다변화하고, IT 제품 등 소수 주력 품목에 집중된 수출 구조를 중장기적으로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