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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문화종합

거장의 ‘서른 잔치 ’브람스로 ‘필’ 받다

바이올리니스트 사라 장, 17일 런던 필 내한 협연



“브람스를 좋아하세요?” 사라 장이 깊어 가는 가을에 어울리는 브람스를 선택했다. 감정의 분출과 침잠이 구조적 완벽함 속에 유유히 흐르는 이 곡에 대한 애착은 남다르다. 13일 오전 신라호텔에서 만난 사라 장은 현란한 카덴차를 연상케 하는 말솜씨로 브람스 예찬론을 펼쳤다.

12세 내마음 훔친 작곡가

런던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내한공연(17일 오후 8시·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브람스 바이올린 협주곡을 협연한다. 1990년대 중반 주빈 메타가 지휘하는 빈 필하모닉 내한공연 때 이후 국내에서 처음 연주한다. 사연이 많은 곡이다.

사라 장의 멘토인 세계적인 지휘자 쿠르트 마주어는 브람스를 함께 연주하고 싶다며 조르는 12세 소녀에게 “아직 어리다”고 반대했다. 스무 살이 돼서야 협연을 허락했다. 음반 발매는 지난해 11월 마주어가 지휘하는 드레스덴 필하모닉의 반주로 EMI를 통해 이뤄졌다. 항상 오케스트라와 맞서는 듯한 거침없는 연주를 들려주던 사라 장은 이 음반에서 겸손하면서도 성숙한 모습을 보여줬다.

“너무나 아름다운 곡이에요. 쇼스타코비치나 시벨리우스의 곡은 무대에서 제 감정을 다 표출해도 되지만 브람스의 곡은 조화와 컨트롤이 중요해 연주하기 까다롭죠. 무대에서 ‘하이’의 감정을 드라마틱하게 유지하면서 독일 곡답게 절제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해요.”

너무나 많은 (음악)재료가 넘실대는 1악장을 가장 좋아한다. 고도의 집중력을 요구하는 1악장을 마치고 나면 진이 빠져버릴 정도다. 오보에 선율이 매력적인 2악장은 로맨틱하며, 헝가리 춤곡 분위기가 물씬 나는 3악장은 흥겹고 재미나다. 중간중간 목관악기와 금관악기가 주거니 받거니 하는 대목이나 오케스트라 스코어(악보)를 접할 때마다 브람스에 대한 존경심이 솟구친다.

곧 데뷔 20년 … 즐기고파

내년이면 데뷔 20주년을 맞는다. 세계 각국 도시들을 순례하며 보낸 20년. 비행기와 호텔이 집이었던 시간이었다. 다른 연주자들과 달리 공연 직후 관계자 파티에만 참석한 뒤 곧장 짐을 싸 다음 연주 도시로 이동해야만 안심이 되는 성격이라 몸이 고달팠다.

20주년을 기념해 가을에는 기념 음반을 발표한다. 그동안 무거운 레퍼토리를 많이 해와서 이번에는 가볍고 아름다운 소품들로 음반을 꾸밀 계획이다. 또 자신과 가장 호흡이 잘 맞았던 리카르도 무티, 마주어 등과 같은 지휘자, 필라델피아·LA필·시카고 오케스트라 등과 좋아하는 곡을 ‘즐기는’ 연주에 매진할 계획이다.

“그동안 연주자로서 크게 힘들었던 게 없었던 것 같아요. 무대에서 연주하는 걸 워낙 좋아하니까 뒤덮어 버렸나봐요. 오로지 바이올린에만 집중할 수 있었던 건 분명 행운이죠.”

‘천재 소녀’에서 ‘젊은 거장’으로 수식어를 바꿔 단 사라 장은 서른의 나이를 지나며 ‘원숙함’을 보탰다. 원하던 것을 모두 이룬 자의 자신감에서 비롯된 것일 수도 있겠다.

“연주할 때 과거보다 훨씬 더 행복해요. 실내악 하는 마음으로 협주곡을 연주하고요. 현악, 목관, 금관악기 파트를 다시 듣게 되니 곡이 새롭게 들리더라고요. 앞으로 연주자로서 실내악에 좀 더 치중하고 싶고, 새로운 작곡가의 곡에 도전하고 싶은 욕구도 강해요. 기회가 된다면 음악에 관심이 있거나 재능을 보이는 어린이들을 위한 일을 해보고 싶어요.”

사진/최현희(라운드테이블)

디자인/조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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