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의 유통매장 ‘알디(ALDI)’는 인근 대형 마트보다 20∼30% 저렴하면서 질 좋은 제품을 제공해 각광받고 있다. 이 매장은 1년에 5∼6차례 품질검사를 해 기준 에 미달한 상품은 매장에서 바로 철수시킨다. 또 어떤 이유에서건 소비자가 품질에 만족하지 않을 경우 100% 환불해준다.
최근 유럽 소매시장에서는 이 같은 고품질 초저가 할인매장인 일명 ‘하드디스카운트 스토어’가 인기다.
금융위기 이후 고착화하고 있는 고물가시대에 국내 유통시장에도 하드디스카운트가 들어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15일 대한상공회의소가 내놓은 ‘하드디스카운트 스토어의 경영 전략과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하드디스카운트가 유럽 식품유통업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3%에 이른다. 독일과 오스트리아의 경우 각각 32%, 27%나 된다.
하드디스카운트 스토어의 성공 비결은 ▲자체 상표(PB) 확대 ▲품목 수 제한 ▲검소한 점포 환경으로 요약된다. 이들 유통매장은 유명 브랜드 제품 대신 자체 상표를 부착한 PB 상품이 전체의 70%를 차지한다. 알디의 경우 그 비율이 98%에 이르고 있다.
상품 구색 전략은 ‘선택과 집중’이다. 실제 미국 월마트가 10만 개 이상의 상품을 취급하는데 반해 하드디스카운트는 잘 팔리는 생필품 위주로 1000개 내외로 제한하고 카테고리당 1∼2개 제조업체와만 거래한다. 또 매장 내 인테리어나 편의시설도 최소화하고 진열을 단순화해 인건비를 일반 소매점 대비 3분의 1 수준으로 낮췄다.
제한된 상품 수는 회전율도 빨라 전형적인 유럽 수퍼마켓보다 면적(㎡)당 매출액은 2.7배, 품목당 매출액은 9.7배에 이른다. 현재 유럽의 대표적인 하드디스카운트 기업인 독일의 리들(Lidl)과 알디는 지난 5년간 매년 10% 이상 성장해 2008년 글로벌 소매기업 순위에서 각각 5위, 9위를 차지했다.
대한상의 김승식 유통물류진흥원장은 “금융위기 이후 소비자들의 실속주의 소비 성향 증가로 가격차별화가 더욱 중요한 핵심 경쟁력이 되고 있다”면서 “국내에도 하드디스카운트의 장점을 살린 유통매장들이 조만간 등장할 것”이라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