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개월의 출산 휴가를 마치고 직장에 복귀한 장희정(32)씨는 출산으로 불어난 체중 줄이기에 한창이다. 주중엔 헬스, 주말엔 등산을 병행하던 장씨는 얼마 전부터 무릎 통증이 생겼다. 전문병원을 찾은 장씨는 ‘연골연화증’ 진단을 받았다. 무리한 운동으로 무릎 연골이 약해진 것. 다행히 초기라 수술이 아닌 ‘PRP(혈소판 풍부혈장)’ 주사요법을 통해 치료를 받을 수 있었다.
◆증가하는 고령출산, 덩달아 늘어나는 연골연화증
연골은 관절이 받는 충격을 완화시켜주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또 뼈의 마찰을 최소화해 부드럽게 움직일 수 있도록 도와준다. 이 같은 연골조직이 여러 가지 요인으로 약해지거나 손상되는 경우가 있는데 ‘연골연화증’이라 한다.
연골연화증은 주로 무릎 관절에 흔하게 발생하며, 남성들보다 젊은 여성들에게서 많이 발생한다. 평소 운동 부족으로 인해 무릎이 약한 상태에서 활동량을 늘리거나, 다이어트로 과도하게 운동을 하는 것이 큰 원인이다. 연골연화증은 고령 산모들에게서도 많이 나타난다. 출산으로 무릎 연골이 약해진 데다 무리한 움직임이 더해져 연골연화증을 유발한다.
가장 흔한 증상은 계단을 오르내리거나, 한 자세로 오래 앉아 있다가 일어설 때 무릎에 통증과 함께 뻣뻣해지는 느낌을 받는 것이다. 주로 무릎 종자뼈(슬개골) 뒤 관절면의 연골이 약해지면서 통증이 시작된다. 약해진 연골 부위는 늘어나면서 갈라지거나 실타래처럼 벗겨져 나오기도 한다.
연세사랑병원 관절센터 박영식(사진) 원장은 “연골연화증을 방치하면 파괴된 연골이 마모돼 뼈끼리 부닥치는 퇴행성관절염으로 빠르게 진행될 수 있다”며 “퇴행성관절염 말기는 수술 외에는 방법이 없는 만큼 조기에 발견해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자가혈 이용한 PRP주사로 부작용 없이 치료
보통은 무릎 근력을 키워주는 수영, 조깅, 자전거 타기 등을 통해 연골연화증을 치료할 수 있다. 하지만 근력 강화 운동을 통해서도 나아지지 않을 땐 근본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특히 시간에 쫓기는 직장인들이라면 ‘PRP’ 주사 요법을 선택하는 것도 좋다.
PRP는 우리의 혈액 중 응집과 치유의 작용을 하는 혈소판만을 분리해 4∼6배로 농축한 것으로, 혈소판에 들어 있는 TGF나 PDGF 등 각종 성장인자들을 손상된 인대나 근육·연골 등에 주사하여 상피세포 성장 촉진·혈관 신생·상처 치유 등을 도와 손상된 조직을 치료하는 원리다.
환자 피를 20∼30㎖ 정도 채취해 혈장과 혈소판, 혈구로 분리한 뒤 얻어진 2∼3㎖의 혈장(혈소판이 120만 개 이상)을 환부에 직접 주입한다. 1주일에 1번, 3회 주사을 원칙으로 한다. 시술 시간도 30분 내외로 짧고 회복이 빠른 것이 특징이다.
박원장은 “PRP주사요법은 자기 피를 뽑아 주입하므로 부작용이 없고 연골세포 활성도가 높은 것이 장점”이라며 “시술 후 곧바로 일상생활에 복귀할 수 있어 직장인들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
PRP주사요법의 시술 대상은 연골연화증을 비롯한 무릎 인대 손상, 초·중기 퇴행성관절염, 어깨회전근개질환, 족저근막염, 테니스 엘보 환자 등에도 폭넓게 적용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