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은 16일 새 국무총리 후보자에 김황식 감사원장을 지명했다. 전남 장성 출신인 김 후보자는 정부 수립 후 최초의 전남 출신 총리 후보자다. 현직 감사원장이 곧바로 총리가 된 것은 이회창 자유선진당 대표에 이어 두 번째다.

임태희 대통령실장은 이날 “이 대통령은 김 후보자가 법관과 감사원장으로 재직하면서 보여준 흠잡을 데 없는 도덕성과 청렴성이 ‘공정한 사회’와 부합된다고 판단, 직접 김 후보자를 설득해 확정했다”고 밝혔다.

임 실장은 김 후보자가 2년 이상 감사원장 재직을 통해 충분한 국정 파악의 기회를 가졌으며, 당초 김 후보자는 군 면제 경력 등을 이유로 수차례 총리직 제의를 고사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오전 임 실장 등 인사추천위원들은 청와대에서 김 후보자에 대해 비공개 모의 인사청문회를 실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후보자의 발탁에는 2008년 감사원장 인사청문회를 무난하게 통과한 점 등이 고려된 것으로 분석됐다.

여야 정치권은 김 후보자의 총리 내정에 대체로 무난하다는 평가를 내놨다. 한나라당 배은희 대변인은 “경륜과 도덕성을 겸비해 공정사회 구현의 적임자인 동시에 지역 화합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논평했다. 민주당 조영택 대변인도 “영남 독식 인사를 해소한다는 차원에서 일단 긍정적”이라며, “상당한 검증이 이뤄졌지만 더욱 엄격하게 검증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후보자는 서울대 법대를 졸업한 뒤 14회 사법시험에 합격, 법원행정처 차장, 대법관을 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