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을 탁(卓) 구할 구(求) 자를 쓰는, 김탁구입니다!” 독특한 이름 속에 담긴 뜻은 이 드라마의 결과를 암시한 셈이 됐다. 시청률은 치솟았고, 높은 인기 덕에 조연까지 골고루 빛을 봤다. KBS2 수목극 ‘제빵왕 김탁구’가 올해 드라마 최고 시청률을 기록하며 막을 내렸다. 아무도 예상 못한 김탁구의 반란은 반전에 반전을 거듭한 극의 내용보다 더 흥미진진했다. 이 드라마가 남긴 것들을 되짚어봤다.
▲ 전국에 빵 열풍
최대 수혜자는 ‘빵’이었다. 매회 빵을 소재로 한 에피소드가 전개되면서 빵 매출은 물론, 빵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급증했다. 팔봉 선생의 비법이 담긴 ‘주종봉 단팥빵’과 탁구의 빵 철학이 담긴 ‘배부른 보리밥 빵’ 등은 심야 시간 시청자의 입맛을 자극했고, 극중 소품으로 등장한 빵을 제작 지원한 업체는 아예 ‘탁구 빵 시리즈’를 상품화해 쏠쏠한 재미를 보고 있다.
서점가에는 제빵 관련 서적이, 제빵학원에는 수강생들이 눈에 띄게 느는 등 전국에 달콤한 빵 냄새가 솔솔 피어올랐다.
▲ 중견 연기자들의 재발견
동시간대 경쟁작에서 열연했던 소지섭·김남길도 중견 배우의 관록과 흡입력 앞에는 당해낼 재간이 없었다.
탁구의 친부이자 거성가 회장 구일중 역의 전광렬은 특유의 중후함으로 무게중심을 잡았고, 서인숙 역의 전인화는 미와 악의 화신으로 극의 긴장감을 유지시켰다. 한실장 역의 정성모와 극 중 탁구의 정신적 지주였던 ‘팔봉선생’ 장항선은 주연 못지않은 존재감으로 극의 버팀목 역을 했다. 특히 두 사람은 촬영장마다 팬들을 몰고 다니며 인기를 증명해 보였다.
▲ 윤시윤·주원 ‘섭외 1순위’ 우뚝
김탁구 역의 윤시윤과 마준 역의 주원은 ‘제빵왕 김탁구’가 일궈낸 가장 빛나는 성과다. 이 작품으로 안방 데뷔 신고식을 치른 주원은 ‘스프링 어웨이크닝’ 등 뮤지컬 무대에서 다진 연기력을 밑천 삼아 열연했다. 잘생긴 외모까지 연일 화제를 모으며 올해 최고 기대주로 등극했다.
제작발표회 당시만 해도 ‘대진운 없는 비운의 신예 스타’로 꼽히던 이들은 4개월 만에 대역전극을 만들며 내년 상반기 드라마 섭외 1순위에 오르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