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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문화종합

실종·죽음 경계 없는 마을

[Metro Review]엉클 분미



치명적인 신장질환으로 죽어 가고 있는 분미 아저씨는 마지막 날을 준비하기 위해 태국 동북부에 있는 고향의 시골마을로 내려간다. 어느 날 밤, 그의 앞에 죽은 아내의 유령과 오래전에 실종되었다가 원숭이 인간이 된 아들이 나타난다.

일반적인 상황에서 이런 이야기는 호러 영화의 재료가 된다. 하지만 아피차퐁 위라세타쿤의 올해 칸 국제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작 ‘엉클 분미’에서 유령과 원숭이 괴물은 공포의 재료가 아니다. 이들의 등장은 평화롭고 어이가 없을 정도로 자연스럽다.

특히 아내의 유령이 등장하는 장면을 보라. 너무나도 조용히 현실화되기 때문에 관객들은 처음 몇 초 동안 화면 안에 유령이 있다는 사실도 눈치채지 못한다.

태국 동북부의 정글은 단순한 스토리와 캐릭터를 풀어놓을 무대 이상의 것이다. 정글은 그 자체가 세계이고 캐릭터이고 스토리이고 그를 제외한 그 모든 것이다. 자신의 전생을 보는 분미 아저씨, 유령, 원숭이 인간은 이 세계에서 떨어질 수 없는 작은 부분에 불과하다.

그렇기 때문에 조금 다른 접근법이 필요하다. 스토리를 따라갈 생각은 처음부터 하지 마시라. 유령이나 내세가 구체적으로 어떤 의미를 갖는지 논리적으로 따질 생각도 마시라.

영화는 거대한 유원지와 같은 곳으로 관객들로 하여금 그 세계 안에 길을 잃고 방황하게 만든다. 이 영화를 온전히 즐기려면 마음을 풀고 그 길을 잃는 경험 자체를 즐기는 것이 좋다.

이 영화는 아피차퐁 위라세타쿤의 ‘프리미티브’라는 프로젝트의 일부이다. 영화를 보고 이 세계에 관심이 생긴다면 미디어 아트 서울 전에서 전시되고 있는 나머지 프로젝트도 시도해보시길. 16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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