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내에서 금융자산이 10억원 이상인 부자가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이 글로벌 금융위기에서 사실상 벗어나면서 2년여간 주춤했던 고액 자산가의 증가세가 두드러지고 있는 것이다. 덩달아 금융기업은 이들을 대상으로 부자마케팅을 앞다퉈 하고 있다.
1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최근 글로벌 투자은행인 메릴린치와 컨설팅회사 캡제미니가 발표한 ‘2010 세계 부(富)보고서’를 바탕으로 지난해 국내에서 금융자산 10억원 이상을 가진 부자를 13만2000명으로 추정했다.
이 연구소는 메릴린치 보고서에 제시된 아시아·태평양지역 부자인구 증가율 25.8%를 전년도 부자 수에 적용해 이 같은 수치를 산출했다고 설명했다. 이런 방식으로 추산된 부자 수는 2006년 9만9000명, 2007년 11만8000명, 2008년 10만5000명 등이었다.
또 자산가들이 통상적으로 금융자산의 30%가량을 정기예금으로 보유한다는 점을 전제로, 한국은행의 3억원 이상 정기예금 계좌 수를 바탕으로 어림잡은 10억원 이상 자산가 수도 2008년 8만2300명에서 지난해에는 9만4300명으로 늘었다.
이 연구소는 이들이 보유한 자산총액도 2007년 297조원과 2008년 305조원에서 지난해에는 458조원으로 크게 불어난 것으로 추정했다. 금융자산만 10억원 이상인 경우 부동산 등 다른 자산까지 합치면 총보유자산이 수십억원에 이를 수 있기 때문에 금융권에서는 이들을 상대로 한 부자 마케팅이 한창이다.
은행은 지난 10년 동안 다져온 고액 자산가 대상 프라이빗뱅킹(PB)의 경험을 바탕으로 각종 초우량 고객 서비스를 한층 강화하는 동시에 올해 말부터 허용될 예정인 투자자문업에도 부자 마케팅을 활용할 계획이다. 증권사도 특급 호텔 입점, 자녀 유학 알선 서비스 등 부자 고객층을 확보하기 위한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