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한가위 연휴는 늘어난 휴일에 맞춰 개봉되는 영화도 많다. 추석을 겨냥해 공개된 신작만 무려 10편에 달한다. 차림새 역시 풍성하다. 코미디·액션·드라마·애니메이션 등 다양한 장르로 남녀노소를 극장가로 끌어들일 전망이다. 기호에 따라 골라 먹을 수 있는 ‘영화 차례상’을 소개한다.
)그녀랑 ‘시라노’ … 그놈이랑 ‘퀴즈왕’
한동안 국내 영화계에서 잊힌 장르로 전락했던 로맨틱 코미디가 ‘시라노;연애조작단’을 통해 부활한다.
엄태웅·이민정·최다니엘·박신혜 등 연기력과 스타성을 겸비한 남녀 연기자들이 뭉친 이 영화는 연애 쑥맥들이 연애 대행업자들의 힘을 빌려 사랑을 쟁취한다는 줄거리다. 평범한 남녀라면 누구나 한 번쯤 겪었을 법한 달콤쌉싸래한 연애담과 아기자기한 내용 전개, 과하지 않은 코믹 연기가 다양한 연령대, 그중에서도 극장 나들이와 가장 거리가 멀기로 소문난 30대 중·후반 남성 관객들의 호기심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거액의 상금이 걸린 퀴즈 프로그램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요절복통 소동을 그린 ‘퀴즈왕’은 ‘장진표 코미디’의 진수를 선사한다. ‘간첩 리철진’ ‘굿모닝 프레지던트’ 등을 통해 익숙한 장진 감독 특유의 ‘엇박자’ 코미디 감각이 절정에 달한다. 류승룡·정재영·임원희·신하균 등 기존의 ‘장진 사단’이 총출동하고, 김수로와 한재석이 새로 가세해 절묘한 연기 화음을 뽐낸다.
앙숙인 개와 고양이가 손잡고 지구를 구해낸다는 내용의 ‘캣츠 앤 독스2’는 어린 자녀를 둔 가족이 함께 보기에 아주 적당하다.
)스트레스 풀어줄 ‘무적자’
쉬는 날에는 뭐니뭐니해도 치고 받고 때려부수는 액션물이 최고다. ‘해결사’는 톱스타 설경구가 살인자 누명을 뒤집어쓴 경찰 출신의 심부름센터 사장으로 나와 ‘성룡표 액션활극’에 몸을 내던진다.
홍콩 누아르의 고전 ‘영웅본색’을 한국식 정서로 리메이크한 ‘무적자’는 주진모·송승헌·김강우 등 좀처럼 한 작품에서 만나기 어려운 미남 배우들이 형제애와 우정, 의리와 복수의 파노라마를 합작한다.
한국과 할리우드를 각각 대표하는 ‘국가대표 미인’과 ‘여전사’도 흥행 다툼에 당당히 도전장을 내밀었다. ‘그랑프리’는 갑작스러운 사고로 실의에 빠진 여자 경마기수가 재기하는 이야기로, 김태희의 호연이 돋보인다.
좀비 액션물의 원조나 다름없는 ‘레지던트 이블…’은 ‘아바타’의 3D 촬영 기법으로 만들어져, 시리즈의 ‘터줏대감’인 밀라 요보비치가 눈앞에서 날아다니는 것처럼 느껴질 정도다.
)어른도 감동할 애니 2편
소녀시대의 태연과 서현이 목소리 연기로 참여한 ‘슈퍼배드’는 내용과 형식 모두 알찬 할리우드 3D 애니메이션. 지구 정복을 꿈꾸는 악당 그루가 입양한 세 딸에 의해 어쩔 수 없이 착해진다는 줄거리로, 히트작들의 패러디를 가미해 어른들이 보기에도 유치하지 않은 재미를 선물한다.
반면, 일본 애니메이션을 상징하는 스튜디오 지브리의 ‘마루 밑 아리에티’는 요즘의 대세인 3D를 따라가지 않아 더욱 차별화된다. 타인에 대한 관용과 자연 보호를 주장하는 메시지가 수채화처럼 담백한 화면을 통해 전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