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연휴 전후로 대기업 신입사원 공채소식이 잇따르면서 청년실업 해소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지난달 청년 실업률이 3개월 만에 8.5%에서 7%로 뚝 떨어지긴 했지만 방학이라는 계절적 요인이 반영된 것으로 구조적인 청년층 취업난을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하지만 이달 들어 대기업들 중심으로 하반기 채용이 본격화되면서 꽁꽁 얼어붙은 취업시장에 온기가 스며드는 양상이다.
◆정규직 연계 인턴도 늘어
청년 취업시장의 온기는 지난달 취업정보업체의 조사에서도 예고된 바 있다. 하반기 채용 규모를 확정한 14개 그룹사 조사(잡코리아)에서 채용 인원이 1만3250명으로 전년 대비 27.6% 증가했고, 500대 기업 조사(커리어)에선 6.9% 증가가 전망됐다.
실제 이달 들어 삼성그룹과 SK그룹, 포스코그룹, KT그룹, 두산그룹 등 국내 주요 그룹사들의 하반기 대졸공채 원서 접수가 마감됐고 CJ그룹, 이랜드그룹, 대한항공, LG패션, 팬택계열 등 채용이 진행 중이다. 현대차 등 자동차업계의 하반기 채용도 본격화했고 은행 등 금융권과 외국계 기업도 신규 채용을 서두르고 있다. 또 한국석유공사 등 공사와 공공기관 채용이 잇따르고, 정규직 연계 인턴 채용 소식도 풍성해졌다.
이달 들어 잡코리아에 등록된 채용공고를 보면 27일 현재 12만7642건으로 지난해 9월 전체인 7만5143건보다 69.9%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커리어 역시 지난달 0.3% 증가에 머물던 채용공고 등록 수가 이달 들어 5만1063건이 몰리며 전년 대비 10.6% 증가했다. 커리어의 김기홍 서비스기획본부장은 “채용공고 수를 기준으로 보면 고용 여건이 회복되고 있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채용 증가는 건설업계를 빼면 대부분 상승세다. 특히 경기회복 기대감으로 채용공고 증가(잡코리아 자료)는 ‘영업·판매’(전년 대비 3.5배), ‘기술·연구개발’(3.7배), ‘유통·금융’(2.5배) 등에 몰렸다. 업종별로는 ‘전기전자·정보통신’ 분야가 두드러져 커리어의 채용 전망 조사에서도 26.5%로 가장 높은 증가가 기대됐다.
채용시장 훈풍은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와 함께 대기업에 사회적 책임을 요구하는 따가운 시선이 작용한 결과로 분석된다. 잡코리아 김정철 HR사업본부장은 “올 하반기 채용시장은 주요 그룹사와 대기업이 주도할 전망”이라며 “경기 회복에 따른 사업 확장, 투자 필요성과 함께 대기업 책임론에 부응하는 성격이 강하다”고 말했다.
◆채용시장도 ‘빈익빈 부익부’
하지만 취업시장이 해빙기를 맞이하기엔 이르다는 지적도 나온다. 채용에도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나타나면서 전체 채용시장이 좋아졌다고 볼 수만은 없기 때문이다. 이달 초 인크루트의 하반기 기업 규모별 채용 인원 조사에 따르면 전년 대비 12.6%의 증가가 예상된 대기업과 달리 중소기업은 -3.4%를 기록했다.
인크루트 이광석 대표는 “대기업의 채용 호조는 분명 반가운 일이지만 전체 채용시장의 80% 이상을 차지하는 중소기업이 마이너스라는 점을 감안할 때 향후 고용 상황을 낙관적으로만 볼 수는 없는 상황”이라고 해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