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생겨도 아름다울 수 있다’.
소비자의 눈으로 봤을 때 추한 느낌이 드는 상품을 판다. 역발상 마케팅이라고는 하지만 도가 지나친 감이 없지 않다. 하지만 이 회사는 불가능을 가능으로 바꿨다.
‘못난이 신발’로 알려진 크록스의 이야기다. 고전이 된 인기 만화 ‘스머프’에 등장하는 악당 ‘가가멜’이 애용하는 신발과 닮은 크록스의 기본 슈즈는 하나같이 다 못생겼다. 그런데 예쁘기만 한 기존 신발에 식상한 소비자들은 이 추한 신발을 선택했다.
크록스가 추하기만 했다면 성공하지 못했을 것이다. 이 브랜드는 디자인 외에 또 다른 파격을 시도했다. 신발 상단에 ‘에어홀’이라고 불리는 구멍을 뚫어 통풍과 배수 기능을 더했다.
크록스만의 독특한 소재도 한 몫했다. ‘크로슬라이트’라는 독립기포수지로 일종의 변형된 고무다. 쉽게 땀이 차고 세탁이 불편한 일반 고무 신발과 달리 물로 씻는 것만으로도 살균이 되며, 세균 생성을 억제해 발 냄새가 신발에 배지 않는 것도 이 소재 덕이다. 게다가 발 모양에 맞게 변형돼 신을수록 착화감이 좋아지고 미끄러짐 방지 기능도 탁월하다.
온라인에서 나만의 아바타를 꾸미듯 나만의 신발을 갖도록 한 것도 히트 요인이다. 신발 구멍에 쉽게 떼고 붙일 수 있는 아기자기한 액세서리를 제공해 개성을 중시하는 청소년에게 인기가 높다.
크록스에도 위기는 있었다. 특유의 신발 구멍 탓에 ‘여름용’이라는 인식을 고객에게 심어준 것이다. 이에 크록스는 크로슬라이트에 가죽, 털 등의 안감을 부착해 겨울에도 따뜻하게 신을 수 있게 했고 레인부츠, 스니커즈, 플랫 슈즈, 캔버스 슈즈 등 다양한 디자인의 제품을 제작해 선택의 폭을 넓혔다.
파격적 역발상 마케팅, 뛰어난 제품 원료, 맞춤식 서비스, 즉각적 위기 대처 등 타 기업에 모범이 되는 경영 전략을 펼친 크록스는 2002년 첫선을 보인 후 현재 125여 개국에서 연간 1억 족 이상을 판매하는 거대한 슈즈 브랜드로 자리 잡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