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모험을 마다하지 않던 음악 스타일, 자신을 조여 매던 성격 모두 편안해졌다. 휘성(28)은 이제야 거품을 모두 뺐다며 여유 있는 미소를 보인다.
새 싱글 ‘리얼슬로 이즈 백’의 타이틀곡 ‘결혼까지 생각했어’가 각종 음악차트에서 탄탄한 인기를 이어 가고 있다. ‘위드 미’ ‘굿바이 러브’ 등 과거 인기를 얻은 R&B 스타일로, 이 곡을 쓴 작곡가 김도훈의 작업실에 1년 반 동안 매달리며 얻은 결과물이다.
“사람들이 ‘휘성’하면 떠올리는 음악 스타일이에요. 꼭 그래야겠다고 애쓰기보다 제일 잘하고 편하게 할 수 있는 걸 하게 된 거죠. 그러기까지 ‘모험을 더 해야 하나’ ‘지금이 과거의 나로 돌려놓을 시기일까’ 고민을 많이 했어요.”
그는 7년 전 발표한 2집 이후 “이상해졌다” “목소리가 얇아지고 깊이가 없어졌다”는 말을 들으면서까지 다양한 장르를 시도했다.
“당시에 마구 유행하던 ‘소몰이 창법’은 곧 죽을 것이라는 회의가 들었어요. 당시 세계적인 추세도 니요나 크리스 브라운과 같은 하이톤의 개성 있는 목소리라 그런 걸 내다보고 싶은 마음도 있었어요. 결국 내 안에 있는 수많은 것들을 끄집어내고 싶은 마음이 가장 컸죠.”
데뷔 때부터 몸담았던 YG엔터테인먼트에서 독립했던 2007년 당시 그는 “흔히 말하는 회사 파워도 없었고, 거품을 빼면 살아남을 수 있을까”라는 마음으로 안정이 보장되지 않은 모험을 시작하게 됐다.
“회사를 나왔더니 ‘내가 그만한 박수를 받을 가수였나’부터 고민이 되더라고요. 자격지심에 저를 못 믿게 된 거죠. 그래서 어떻게든 살아남으려 발버둥 쳤고, 이것저것 정말 많이 시도했어요. 여러 사람과 교류하고, 새로운 스타일의 곡을 부르고, 작사를 시작한 것도 그때부터였죠.”
그가 초창기 ‘휘성표 음악’으로 회귀하게 된 것도 이제는 거품이 모두 빠졌다고 확신했기 때문이다.
“휘성이 아직 죽지 않았다는 걸 보여줄 폭탄은 늘 손에 쥐고 있었어요. 차트에 순위나 올리고 돈이나 벌려고 음악 한다면 죽을 때 누구에게 어떤 조언을 할 수 있겠어요.”
20대에 경험할 수 있는 긴 여행에서 돌아왔다는 그는 복잡했던 마음도 비우고 왔다. 자기 자신을 ‘너무’라는 말이 많이 들어가는 성격이라고 했었다. 너무 솔직하고, 너무 융통성 없는 그런 성격에 조금씩 균열이 생기기 시작했다.
“늘 예민하게 생각해오던 다이어트도 크게 신경 쓰지 않기로 했어요. 일단 먹어야 힘이 나는 건 어쩔 수 없더라고요. 이번 활동처럼 컨디션 기복 없이 노래해 보는 것도 처음이고요.”
공연실황 3D 영화로
30일부터 대형 멀티플렉스에 상영되는 3D 영화의 주인공으로 나선다. 지난달 열린 새 음반 쇼케이스와 일상을 담은 영상을 영화로 제작한 것으로 그가 주연·구성·연출을 맡았다.
공연장에 온 듯한 열정적인 무대가 입체적으로 펼쳐지고, 보컬 레슨을 받는 장면, 신경정신과에서 상담받는 모습, 소녀시대의 써니와 식사하는 모습, 운동하는 장면도 담겨 흥미를 준다.
“제 생애 이런 날이 올 줄 몰랐어요. 공연 실황이 3D 영화로 개봉되는 것은 국내 최초라고 하니 더 뜻깊죠.”
작사가 휘성의 명성도 나날이 높여 가고 있다. 지나의 ‘꺼져줄게 잘살아’, 티아라의 ‘너 때문에 내가 미쳐’, 오렌지캬라멜의 ‘마법소녀’, 서인국의 ‘애기야’ 등 올 상반기에만 줄줄이 히트곡을 만들어냈다. 보아 6집 리패키지 수록곡, 백지영과 소녀시대의 새 앨범 수록곡도 준비 중이다.
“가사로 장난친다는 말을 가끔 듣는데, 가사는 무조건 가수와 어울려야 한다고 생각해요. 세상의 모든 일을 가사로 써보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