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y 1.
인천공항을 이륙해 최신 영화를 감상하는 사이, 밤 하늘 아래 바다가 펼쳐졌다. 날이 밝자 ‘크리스털 블루’ ‘에메랄드 블루’ 등의 수식어로는 설명할 수 없는 환상적인 물빛과 마주했다.
눈만 호강하는 건 아니다. PIC사이판에 여장을 풀자 골드 카드가 쥐여졌다. 이 황금 카드 하나면 사흘 내내 먹고 놀고 쉬는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으리라.
리조트 밖으로 나가 렌터카에 몸을 실었다. 섬 전체 크기가 우리나라 거제도의 4분의 1밖에 되지 않는 터라 곳곳의 절경을 여유롭게 눈에 담을 수 있다. ‘자살 절벽’이라 불리는 수어사이드 클리프는 이름처럼 비극적인 역사를 품었지만, 숨이 멎을 듯한 비경을 토해낸다. 전 세계 다이빙 마니아를 끌어 모으는 그로토, 새들의 낙원이 된 아름다운 섬 버드 아일랜드를 지나니 둥근 수평선 가까이 해가 내려왔다.
Day 2.
천금 같은 휴가를 깨알 같이 보내리라 마음먹는 순간, 여행엔 피로와 불안이 뒤따르기 마련. 스트레스 3종 세트는 다양한 액티비티로 훌훌 날려보낼 차례다. 태양 빛에 탐스럽게 그을린 피부와 터질 듯한 식스팩으로 무장한 PIC의 클럽 메이트들과 함께 미니 올림픽을 치렀다. 한껏 달아오른 열기는 1m 높이의 인공 파도에서 벌어지는 서핑 라이더 대회로 식힌다. 서퍼들의 진기명기 라이딩 실력에 환호가 이어진다.
이번 여행에는 특별한 손님도 함께했다. 수퍼모델 출신의 엔터테이너 강수희가 웰빙 전도사로 나섰다. 먹고 쉬고 노는 사이 흐트러진 몸과 마음은, 그녀의 탄탄한 보디라인 앞에서 정신이 번쩍 들 수밖에 없다.
다이어트 결심과 웰빙 라이프를 향한 열망은 금세 사그라지고 말았다. PIC사이판의 대표 레스토랑 마젤란 뷔페에서 진수성찬을 차려 놓았다. 까다롭게 맛을 따지던 이들도 감탄사를 연발하고 만다.
Day 3.
푹신한 침대에서 잠을 밀어내고 핫 팬츠와 긴 셔츠를 꺼내 입었다. 가라판 선착장에서 페리를 타고 15분. 사이판의 진주라 불리는 마나가하 섬에 도착했다.
섬 전체가 산호초로 둘러싸여 있는 이 섬은 바닷속 가시거리가 30m에 달한다. 간단한 스노클링 강습을 받고 형형색색의 열대어가 수놓은 바닷속 풍경과 마주했다. 용기를 좀 더 낸 이들은 스쿠버 다이빙이나 패러 글라이딩 등 해양 스포츠 삼매경에 빠졌다. 그냥 사진만 찍어도 좋다. 렌즈가 향하는 곳마다 한 장의 그림 엽서가 따로 없다.
이른 아침부터 물 만난 몸엔 에너지가 차고 넘친다. 비포장 도로를 신나게 달리는 몬스터 트럭에 오르기로 했다. 거대한 바퀴로 길이 아닌 길을 헤쳐나가는 기분이 꽤 통쾌하다.
원하던 휴가의 밑그림만 들고 온 사이판에선 근사한 추억이 완성됐다. 그림 엽서에서 보았던 물빛보다 더 예쁜 에메랄드빛이 빼곡하다.
/사이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