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이 최근 배추 값 폭등을 우려해 자신의 식탁에 “배추김치 대신 값싼 양배추 김치를 올리라”고 지시했다. 이에 대해 야권이 일제히 ‘정치 쇼’라고 비판하면서 논란이 빚어졌다.

30일 청와대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최근 장을 보러 마트에 다녀온 부인 김윤옥 여사가 1포기에 1만원 이상인 배추 값에 놀랐다고 전하자 직접 청와대 주방장을 불러 이같이 지시했다. 서민들과 어려움을 함께한다는 취지다.

하지만 야당은 문제의 본질을 벗어난 일이라며 비판을 쏟아냈다. 민주당은 “‘값싼 미국산 쇠고기 먹으라’ ‘기왕 이렇게(수해) 된 거 마음을 편안히 가지라’ ‘배추가 비싸면 양배추 먹으면 된다’ 식으로 국정 운영을 하니 기가 막힐 노릇”이라며 “즉흥적 쇼와 이벤트로 국민 분노를 돌리려 들지 말고, 바른 대책을 마련하라”고 논평했다.

민주노동당은 “배추 값 오르자 자기 밥상부터 걱정하는 대통령이 걱정”이라고 했고, 진보신당은 “청와대가 개인 가정에서나 할 법한 메뉴 전환이 아니라 국가 경영 수준의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국민참여당도 “밥상에 양배추 김치를 올리는 쇼는 대통령의 본분에 맞지 않는다”고 질타했다.

한편 양배추 가격은 배추와 별 차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한국물가협회 자료상 도매가 기준으로 배추는 kg당 3400원, 양배추는 3112원이었다. 소매가격 역시 농협 하나로마트 양재점에 따르면 배추는 포기 당 9900원, 양배추는 9590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