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황식 총리 후보자에 대한 민주당의 칼날은 무뎠다. 30일까지 이어진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민주당 의원들이 ‘조카 기업 감사 무마’ ‘골프 논란’ ‘말 바꾸기’ 등 새 의혹을 발굴해냈지만, 직전 김태호 후보자 때와 달리 결정적 ‘한 방’은 없었다.

전남 출신 김 후보자에 대해 ‘봐주기’를 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는 이유다.

실제로 민주당은 김 후보자 지명 직후 “일단은 긍정적”이라는 논평을 내면서 의혹을 뒷받침했다. 추석 연휴 직후 청문회 개최 등 ‘속도전’식 의사 일정도 흔쾌히 합의해줘 “감사한다”는 청와대의 인사도 들었다.

인사청문 과정에서는 “지명받기 이틀 전 박지원 대표를 만났는데, 나에 대해 상당한 호감을 보였다”는 김 후보자의 진술까지 나왔다.

김태호 후보자 청문회 당시 의원들을 ‘질책’해가며 철저한 준비를 지시한 박지원 대표가 이번만큼은 달랐던 셈이다.

특히 청문회 직전 지도부가 청와대 만찬에 참석하자, 민주당 청문위원들이 “좋은 모양은 아니다”(김유정 의원) “적절치 않았다.

유감을 표명해 달라”(정범구 의원)고 불만을 터뜨렸다. 청문위원들과 생각이 다른 것은 지도부만이 아닌 것 같다.

호남 지역 의원들 사이에서도 김 후보자를 두고 ‘모처럼의 호남 총리’ ‘개인적으로는 고향 선배’라는 인식이 만연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런 분위기라면 총리 임명동의안 통과는 기정사실화된 것과 같다. 제1야당이 특정 지역 출신이라는 이유로 봐주기를 한다면 ‘고소영·강부자 정권’과 다를 바가 없다.

이에 따른 손해는 결국 민주당 자신은 물론, 국민의 피해로 돌아가고 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