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어 가는 가을, 스크린에 흐르는 클래식이 관객의 눈과 귀를 사로잡는다. 풍부한 사운드와 격조 높은 선율이 매력적인 피사체로 자리매김한 3편의 클래식 음악영화에 관심이 쌓이는 중이다.
‘돈 조반니’는 바람둥이 천재 시인 로렌조 다 폰테가 모차르트와 함께 오페라 ‘돈 조반니’를 만드는 과정을 담았다. 극 중 카사노바와 다 폰테, 모차르트와 살리에르의 관계가 흥미를 자아낸다.
31세의 모차르트가 작곡한 이 작품은 등장 인물들의 뚜렷한 캐릭터와 인간 본성의 치밀한 묘사, 사랑의 의미를 반추하는 메시지로 각광받고 있다. 주인공 돈 조반니의 여성편력을 보여주는 ‘카탈로그의 노래’, 아리아 ‘샴페인’과 세레나데 ‘창가로 나와주오, 그대여’를 비롯해 ‘사계’ ‘토카타와 푸가’ 등 귀에 익은 곡들을 감상할 수 있다. 14일 개봉.
‘바흐 이전의 침묵’(사진)은 예수의 수난을 다룬 바흐의 걸작 ‘마태수난곡’이 역사의 뒤안길에 묻혀 있다가 멘델스존에 의해 발견되는 에피소드로 흥미를 자아낸다. 영화는 멘델스존의 일화뿐 아니라 트럭 운전사, 피아노 조율사 등 오늘날 일반인들의 일상에 스며든 바흐 음악의 현재를 조명한다.
골든베르크 변주곡, 평균율 클라비어 전곡, 사라방드, 6개의 파르티타, 전주곡과 푸가 A단조, 무반주 첼로 조곡, ‘예수는 나의 기쁨’ ‘오소서, 거룩하신 성령이여’ 등 바흐의 명곡들이 줄달음질친다. 21일 개봉.
개봉 후 2만여 명의 관객을 동원한 다큐멘터리 ‘기적의 오케스트라: 엘 시스테마’도 이달 말까지 상영된다. 단원의 80%가 빈민가 출신인 베네수엘라 국립 청년·유소년 오케스트라 시스템 육성재단인 엘 시스테마를 소개하는 작품으로 음악의 힘이 어떻게 수십만 명의 삶을 변화시켰는지를 보여준다. 차세대 지휘자로 등극한 엘 시스테마 출신의 구스타보 두다멜(LA필 상임지휘자)의 역동적인 지휘, 다채로운 클래식 음악에 푹 빠져들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