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에서 마준의 가장 큰 목표는 유경(유진)의 마음을 얻는 것이었지만, 현실에서는 그렇게 사랑에 뜨겁지 못하다. 마지막 연애는 3년여 전이다. 대학 1학년 학교 공연을 준비하던 당시 같은 과 동기에게 한눈에 반했다. 등이 깊게 파인 옷을 입고 연습하던 그녀의 뒷모습에 사랑을 느꼈다. 그때부터 그의 이상형은 등이 예쁜 여자다. “6개월 정도 사귀고 헤어졌어요. 제가 그녀를 잘 못 챙겨 줬기 때문이었죠. 일과 사랑을 한번에 못하는 성격이라서요. 당분간은 여자를 만날 기회도 없겠지만 하고 싶은 일이 너무 많아 연애는 하지 않으려고요.”
-앨범 타이틀은 어떤 의미로 붙여졌나.
첫 싱글 ‘더 캐털리스트’ 가사의 한 부분이다. ‘우리가 1000개 태양의 불꽃으로 타버릴 것인가’라는 표현에서 따왔는데 연상되는 이미지가 무척 좋았다.
-앨범의 컨셉트는 무엇인가.
가장 앨범다운 앨범이라고만 말하고 싶다. 무엇을 의도했는지 말해준다면 리스너의 순수한 상상력을 통제하게 된다. 한 가지 팁을 준다면 앨범을 처음부터 끝까지 순서대로 들어보라는 것이다. 그렇게 의도한 앨범이다.
-원자폭탄과 지구 종말을 소재로 하며 정치적 성향을 강하게 띠는 느낌이 든다.
어떤 면에서는 그런 냄새가 풍길 수 있지만 전혀 의도하지 않았다. ‘더 레이디언스’에 세계 최초로 원자폭탄 제조를 지휘한 미국의 물리학자 율리어스 로버트 오펜하이머의 인터뷰를 삽입한 것이 정치적으로 생각될 수 있다. 그러나 그런 부분은 감성적으로 느껴줬으면 한다. 연설의 내용이 아니라 그 감정을 느껴야 그 곡의 파워를 느낄 수 있다.
-지난 앨범의 프로듀서를 맡았던 릭 루빈과 다시 작업한 이유는.
릭은 녹음에 관해서는 엄청난 경험과 경력이 있는 사람이다. 특히 힙합과 록 장르에 관해서는. 우리는 망설임 없이 그가 최고의 적임자라고 생각했다. 그처럼 여러 음악 장르를 능수능란하게 다루는 프로듀서는 드물다. 힙합과 록의 한계를 넘어서 더 다양한 장르를 소개시켜줬다.
-바로 투어를 시작하는데 어떤 무대를 준비하나.
앨범 작업 중에는 공연에 대해 별로 생각하지 않았는데, 앨범이 나오고 나니 이 음악들을 어떻게 라이브로 연주해야 하나 연구할 필요가 있었다. 전보다 더 많은 장비나 악기가 필요하고, 흔한 악기, 무대로는 안된다. 재미있는 도전이 될 것 같다.
-이번 앨범을 듣는 이들에게 바라는 것은.
언제 듣느냐에 따라 뜻밖의 반전이 생길 수 있다. 그 시점에서 무엇을 느끼든 즐거웠거나 불안했던 순간이라도 이 음악들은 그 감정을 다른 방향으로 뒤집어 놓을 수 있다는 말이다. 작업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것이 곡 순서다. 이제는 나이가 들어서 그런지 매번 똑같은 구조, 반복되는 뻔한 앨범을 만들기는 싫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