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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경제일반

이젠 재즈 자본주의다

삼성과 LG, 애플과 구글. 한·미 양국을 대표하는 간판기업들이다. 잘 알려진 대로 스마트폰을 시작으로 불꽃 튀는 경쟁을 벌이고 있다. 판세는 애플과 구글이 앞서가는 양상. 기기야 물건 잘 만드는 우리 기업들이 따라잡겠지만 문제는 콘텐츠다.

콘텐츠는 ‘1등 하자!’는 구호와 열정만으로 되는 영역이 아니다. 누가 더 창의적 콘텐츠를 만들어낼 수 있는 토양을 가지고 있느냐 여부가 관건. 창의성이 뛰어난 인재를 배출해 내는 교육, 수평적 의사소통이 가능한 사회 및 기업문화 등 인프라가 갖춰져 있어야 한다. 이 부문에서 뒤져 있다면 하루아침에 추격하기 어렵다는 점이 상황을 더욱 곤혹스럽게 한다.

그동안 우리가 걸어온 길은 음악으로 비유하자면 ‘클래식 자본주의’를 해왔다. 클래식은 엄격함과 권위의 음악이다. 클래식 연주자들은 악보에 기술된 음표의 명령 그대로 연주한다. 개인적 돌출은 허용되지 않는다. 연주자들은 숨 죽인채 지휘자와 악보의 명령에 따르기 위해 온 에너지를 쏟아붓는다. 우리는 이처럼 지휘자와 시스템에 의해 정해진 ‘악보’에 따라 정교하고 쓸모 있는 상품을 대량으로 만들어 왔다. 지휘자의 혜안, 비전, 지시가 경쟁력을 결정하는 핵심적 요소였다.

그러나 스마트폰의 충격은 ‘재즈 자본주의’의 시작을 의미한다. 재즈는 클래식과 정반대다. 권위를 거부한다. 재즈에는 완벽하게 정해진 악보가 없다. 템포와 코드 진행만 느슨하게 기록된 악보가 있을 뿐이다. 나머지는 연주자들이 느낌을 실어 자유롭게 채워 넣는다. 창조의 여백이 재즈의 묘미를 더한다.

결국 경쟁력을 결정하는 요소가 ‘클래식’에서 ‘재즈’로 바뀌었음을 인지하고 시스템 혁신 노력이 수반되지 않으면 스마트폰의 충격은 한국 경제에 큰 상처를 남길지도 모른다. 기기만 잘 만들어서 수습될 상황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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