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 젖은 건빵과 패티없는 햄버거, 고추참치와 ‘뽀글이’(봉지에 뜨거운 물을 부어 먹는 라면)하면 떠오르는 곳이 있다. 바로 대한민국의 신체 건강한 남아라면 누구나 가야 하는 군대다. 지난 3월 제대 후 영화 ‘그랑프리’로 복귀를 알린 양동근에게 군 시절은 고통스럽지만 행복한 기억으로 남아 있다. “서른이 다 된 나이에 입대했지만, 이기심을 버리고 존중과 배려를 배운 소중한 시간이었다”고 당시를 회고했다. 그가 꼽은 최고의 군대 음식 베스트3를 소개한다.
1. 눈물 젖은 건빵
▶누구나 그렇듯 훈련소에서 처음 먹어본 음식이었어요. 처음에는 음료수 없이는 먹기가 어려울 만큼 팍팍했지만, 계속 먹다 보니 익숙해지더군요. 나중에는 거의 매일 한 봉지씩 먹다시피 했는데요. 지금도 제일 아쉬운 것은 튀긴 건빵에 꽈배기처럼 설탕을 뿌려 먹으면 그렇게 맛있다는데, 제대할 때까지 못 먹어봤어요. 다시 군에 간다면 꼭 먹어보고 싶네요. 앗! 말실수했습니다.
2. 일명 ‘군데리아’ 버거
▶유명 햄버거 상표를 군대식으로 바꾼 용어죠. 부대마다 조금씩 다르긴 한데, ‘군데리아’ 버거의 특징은 딸기잼과 양배추 마요네즈 샐러드가 들어간다는 겁니다. 바깥에서라면 차마 돈 주고 사 먹기 어려운 재료의 조합이지만(?), 군대에서는 없어서 못 먹는 별미 중의 별미죠. 저는 다른 병사들과 달리 패티를 빼고 딸기잼만 발라 먹었는데요. 그 맛은 아마 ‘제빵왕 김탁구’도 만들어내기 어려울걸요.
3. 즉석 자장라면과 고추참치
▶즉석 자장라면에 고추참치를 비벼 드셔보셨나요? 드셔보지 않았으면 말을 하지 마세요. 원래도 느끼한 음식을 즐겨 먹는 편이지만, 자장라면과 고추참치의 만남은 느끼 그 자체입니다. 추운 겨울날 보초 근무를 서고 들어와 끓여 먹는 맛은 거의 ‘죽음’이랍니다. 얼마 전 그 맛이 그리워 오랜만에 도전했는데 예전의 맛이 아니더군요. 역시 군대 음식은 군대에서만 먹어야 하나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