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0년 역사의 마린스키극장 발레단이 한국을 찾는다.
마린스키 발레단은 우아함과 품격, 고전미로 대표되며 세계 발레의 살아 있는 역사라 불려왔다. 특히 이번 내한공연에서는 마린스키가 창조한 고전발레의 최고봉 ‘백조의 호수’뿐 아니라, 낭만주의 발레의 대명사 ‘지젤’이 마린스키 원정공연 사상 처음으로 공연돼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1783년 문을 연 이곳은 러시아 오페라와 발레 역사의 시발점이기도 하다. 1860년 재개관 공연으로 글린카의 오페라 ‘차르를 위한 삶’을 무대에 올린 이래 대부분의 러시아 오페라가 마린스키극장에서 초연됐으며, 보유하고 있는 발레 레퍼토리가 70개 작품에 달한다. 현재 지구상에서 유일하게 순수 예술로 흑자를 내고 있는 오페라하우스다.
◆ 세계 발레 고수들의 고향
극장의 중흥은 상트페테르부르크 시민의 예술 사랑과 함께 피어올랐다. 상트페테르부르크는 러시아인들이 2차 대전 당시 독일군의 900일 동안의 포위 속에서 끝내 지켜낸 ‘영웅의 도시’로 알려져 있다. 굶주림으로 죽어가면서도 마린스키극장에서 ‘백조의 호수’를 보며 희망의 불씨를 살린 일화는 유명하다.
미하일 포킨을 비롯해 디아길레프와 안나 파블로바 등 마린스키 발레단 출신들이 세계로 뻗어나가 설립한 영국 로열발레단, 아메리칸 발레시어터, 뉴욕시티발레단 등은 세계 발레를 주도하는 ‘발레 명가’들이다. 올가을 국립발레단과 볼쇼이 발레단의 교환 프로그램으로 화제가 된 ‘라이몬다’의 안무를 맡은 안무가 유리 그리가로비치도 마린스키 출신이다.
이번 아시아 단독 투어 레퍼토리에는 3개의 프로그램에 마린스키의 역사가 고스란히 녹아 있다. 마린스키극장 초기에 유럽에서 가져와 최초로 러시아 스타일로 완성한 ‘지젤’, 러시아 작곡가와 안무가에 의해 마린스키 발레를 세계 최고의 반열에 올려놓은 ‘백조의 호수’는 명불허전의 무대다. ‘발레 갈라’에서는 황실 발레의 유산을 보여주는 ‘파키타’와 미국의 발레작품 발란신의 ‘스코틀랜드 심포니’, 제롬 로빈스의 ‘인더나잇’을 한 무대에 펼쳐놓는다. 여기에 초특급 발레리나 울리아나 로파트키나의 몸짓 언어를 눈과 가슴에 담아오는 것은 필수다. 고양아람누리 아람극장에서 다음달 9∼10일 ‘지젤’, 12∼13일 ‘백조의 호수’, 14일 발레 갈라 순.
문의:1577-776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