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y 캣우먼! 33세 직장인 남자입니다. 최근 한 여성을 만났는데 처음 본 순간 결혼을 느낄 만큼 좋은 감정을 갖게 됐어요. 사실 나이가 있고 직장도 좋은 편이라 그 여성분보다 더 아름답고 조건이 좋은 여성분들을 많이 만나긴 했지만 신중한 제 성격에 한번 봐서 이 사람이다 느낀 사람은 처음. 지금의 제 느낌도 변함이 없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그분 얼굴에 흉터가 있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인터넷에 내용을 조회해볼수록 구순구개열(속칭 언청이) 수술을 받은 흉터인 것 같습니다. 그녀에게 물어보는 게 맞는지 아니면 그냥 모른 척하는 게 맞는 건지 만약에 물어본다면 어떻게? 그녀에게 장애가 있다면 제가 어떻게 할지에 대한 마음을 결정하는 게 우선이지만 사실 그것도 답답하고 혼란스럽습니다. (신김치)
Hey 신김치!
완벽했던 나의 신부상에 흠집이 생긴 거네. 마치 내 몸에 딱 맞는 완벽한 옷을 사서 집에 와서 입어보니까 뭔가 하나 하자가 발견된 낭패감처럼. 기분이 찝찝하지만 반품하긴 애매하고. 석연치 않은 마음으로 이대로 계속 만나다 보니 그녀의 입가만 계속 눈에 들어오고 이것 때문에 이만 한 여자를 포기하는 건 아깝고. 이번 일로 내가 여자에게 어떤 것을 구하고 있는 것인지, 나는 대체 어떤 인간인지 이런 것을 절실하게 알 게 될 거야. 연애는 조건과 조건의 퍼즐처럼 완벽한 만남이 아니라 애초에 퍼즐 조각이 여러 개 빠져 있는 것을 의미하니까. 나처럼 괜찮은 남자가 굳이,라며 이 일로 이별도 고려한다고 해도 그 누구의 잣대로도 나무랄 순 없지요. 양심의 가책 이전에 본인이 그런 종류의 결함을 못 견딘다 싶으면 그것은 본인의 문제니까. 그렇다 하더라도 그녀에게 내가 불편해 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솔직히 밝히는 것이 좋을 것 같아. 당신이 생각하는 그 ‘장애’를 그녀가 어떻게 직면하며 살아가고 있는지 알게 된다면 어쩌면 그녀에 대한 더 큰 확신이 들지 모르니까. 그와 동시에 그녀는 자신의 얘기를 듣는 당신의 리액션을 보고 이미 마음의 결정을 먼저 할 수도 있겠지만.
(캣우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