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와 소니가 글로벌 시장에서 ‘2인자’ 자리를 놓고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다. 지난해 LG가 소니를 제치고 2위에 올랐지만 자존심에 상처를 입은 소니가 저가 공세를 펼치면서 LG를 압박하고 있는 형국이다.
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으로 LG는 11.2%(수량 기준)의 점유율로 18.8%의 삼성에 이어 처음으로 글로벌 LCD TV 시장 2위 자리를 차지했다. 한동안 세계 TV 시장을 지배하던 소니는 2006년 이후 삼성에 추월을 허용했고, 지난해에는 LG에 2위 자리까지 내주며 10.5%의 점유율로 3위로 밀려났다. 삼성에 이어 LG에도 뒤진 것에 충격을 받은 소니는 올해 들어 공격적인 저가 공세와 아웃소싱으로 옛 영광 회복에 나섰다.
국가·모델별로 차이는 있지만 현재 많은 국가의 주요 매장에서 소니 TV는 삼성이나 LG 제품과 비교해 5∼10%가량 저렴하게 판매되고 있다. 일례로 영국의 대표적 전자제품 매장인 커리 메가스토어 레스터점에서는 소니의 55인치 LCD TV가 동급의 LG나 삼성 모델에 비해 800파운드(약 143만원)가량 싼 가격에 팔리고 있다.
이 같은 저가 공세의 영향으로 두 배 가까이 벌어졌던 LG와 소니의 시장 점유율 격차는 올 3분기 들어 상당히 좁혀진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특히 인도 같은 일부 시장에서는 소니가 삼성과 LG를 제치고 평판 TV 시장에서 다시 1위로 올라선 것으로 나타났다.
LG와 소니의 2위 다툼은 미국의 블랙 프라이데이(추수감사절) 연휴와 크리스마스 시즌 등 연중 TV 수요가 가장 많이 몰려 있는 4분기 판매실적에서 갈릴 전망이다.
LG는 일부 저가 시장에선 소니가 우위를 보일 수 있지만, 대세를 결정 지을 선진국 시장에서는 TV의 핵심 기술인 디자인과 화질에서 절대적 우위에 있기 때문에 2위 수성에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그러나 업계 전문가들은 “LG전자가 TV 사업을 담당하는 본부장이 교체되는 등 큰 변화를 겪어 2위 싸움의 승패를 가름할 4분기에 어떤 양상이 펼쳐질지 속단하기 어렵다”고 입을 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