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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사회일반

아무리 막아도 ‘남한풍’ 좋습네다

빠른 전파에 단속도 허탕 음악·영화·드라마 ‘인기’

남한 대중문화가 사상과 이념의 장벽을 넘어 북한 내부로 파고들고 있는 사실이 재차 확인됐다.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은 지난달 하순 농촌 지원을 나갔던 북한 대학생들이 안재욱의 ‘친구’를 합창하다가 적발돼 사상비판을 받았다고 7일 보도했다.

RFA에 따르면 함격북도 청진 제1사범대학 혁명역사학부 학생들이 잠시 휴식을 취하는 동안 누군가가 이 노래를 부르기 시작하면서 합창으로 번졌다. 보위부 간부가 농장원을 보내 제지했지만 농장원의 훈시에 반발한 학생들이 더 크게 노래를 불러 일이 커졌다.

RFA는 함격북도의 한 대학생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안재욱의 ‘친구’는 청진시에서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모두가 좋아하는 노래”라고 전했다.

국내 북한 전문가들에 따르면 이 같은 사건은 일상적이라고 했다. 남한의 대중음악뿐 아니라 영화나 TV 드라마 등이 CD, 컴퓨터파일 형태로 널리 퍼져 있고, 일부 젊은이들 사이에서는 ‘나긋나긋’한 서울 사투리 흉내내기가 유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국경에 인접한 일부 지역이나 상류층에 국한됐던 이 같은 양상은 대부분의 중·소 도시, 40대 중년층에까지 빠른 속도로 확산하고 있다.

북한 대중문화 전문가인 이영미 전 한국예술종합학교 연구위원은 “과거 우리가 미국이나 일본 문화를 동경해 왔듯이, 잘사는 나라의 문화에 관심을 가지는 것은 당연하다”고 말했다.

아시아 각국에 한류가 번지듯 ‘남한풍’이라는 이름으로 실시간에 가깝게 대중문화가 퍼져 가고, 최지우·권상우 등 한류스타의 인기는 북한에서도 예외가 아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당국의 제재는 빠른 전파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는 실정이다. 영화 ‘살인의 추억’ DVD를 불법으로 보는 가정을 적발하고 돌아서던 보위부 직원이 “그 배우 ‘쉬리’에 나왔지 않았느냐”고 물어봤다는 농담이 돌 정도다. 이 교수는 “집중단속 기간과 주기적인 단속이 있지만 이조차 북한 주민들이 미리 알 정도로 제재는 ‘눈감고 아웅’하는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하나의 문화를 남과 북이 공유하고 있지만 이를 체제를 뛰어넘은 교감으로 해석하기에는 무리가 따른다고 전문가들은 한목소리를 냈다. 이 교수는 “심리적 거리가 좁혀진 것은 분명하다. 다만 적대감이 없어졌다는 것일 뿐 체제에 대한 동경은 아니다”고 했다. 이영미 연구원 역시 “정치를 떼놓고 문화만으로 남북 관계를 진단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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