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이른 아침이었습니다, 스마트폰으로 뉴스 검색을 하다가 충격적인 기사를 접했습니다. ‘최윤희씨 부부 동반 자살’. 기사를 읽고 나서 두 가지 사실에 다시 놀랐습니다. 우선 자살한 최윤희씨는 다른 사람이 아닌 ‘행복전도사’를 자처해온 바로 그 사람이었으며, 두 번째는 그의 남편이 자살에 ‘동행’했다는 점이었습니다.
보도에 따르면, 최씨 부부는 지난 7일 저녁 경기도 일산의 한 모텔 객실에서 숨진 채로 발견됐습니다. 최씨는 침대에서 누운 채로, 남편은 화장실에서 목을 맨 채로 발견된 걸로 봐 남편이 아내 최씨의 죽음을 도운 후 본인도 뒤따른 것으로 보입니다.
30대 후반에 뒤늦게 사회생활을 시작한 최씨는 그때까지만 해도 무명인사였습니다. 그러다가 10여 년째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에세이집 ‘행복, 그거 얼마예요’를 내면서 일약 유명인사가 됐죠. 이후 최씨는 한 방송사 아침프로의 고정출연자가 됐으며, 전국의 기업체 등을 돌면서 ‘행복전도사’ 노릇을 해왔습니다.
이 세상에서 누구보다도 행복한 줄로 알았던 최씨. 그런 최씨가 돌연 자살을 하다니요. 그에게서 행복을 가로채간 것은 바로 병마였습니다. 사후에 알려진 얘깁니다만, 최씨는 2년 전부터 폐와 심장에 심각한 병을 앓고 입원과 퇴원을 반복해 왔다고 합니다. 그 고통을 견디다 못한 최씨가 선택한 ‘최후의 행복’은 바로 자살이었습니다.
세인들은 그의 죽음을 놓고 적잖이 당혹스러워하고 있습니다. 그가 겪었을 육체적 고통을 이해하면서도 생전에 그가 외쳤던 ‘행복론’이 그의 얼굴 위에서 어른거리는 까닭입니다. 특히 그의 남편이 자살에 동행한 점도 그렇습니다. 혹자는 유명인의 죽음을 모방하는 이른바 ‘베르테르 효과’를 우려하기도 합니다. 과거 그런 사례가 실지로 더러 있었고요.
그럼에도 최씨의 자살은 안타까운 마음이 앞섭니다. 유서에 따르면, 그녀는 ‘700가지 통증’에 시달려 왔다고 합니다. 손톱 밑에 작은 가시 하나가 박혀도 밤잠을 이루지 못할 텐데 무려 700가지 통증이라니요. 이런 말이 있지요. “돈을 잃는 것은 작은 것을 잃는 것이요, 명예를 잃는 것은 그보다는 큰 것을 잃는 것이요, 건강을 잃는 것은 전부 다를 잃는 것”이라고. 최씨 부부의 자살을 계기로 ‘행복론’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게 됩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언론인
[사진] 정운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