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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경제일반

‘있어 보이는 코트’ 베이지색 버버리

[정일환의 이야기가 있는 명품]

지난 2007년 2월 14일 밸런타인 데이. 런던, 파리, 뉴욕 등 세계 6개 도시 버버리(Burbery) 매장 앞에서는 “버버리는 우리 마음을 아프게 하지 말라”고 쓰인 카드를 든 시위가 벌어졌다. 같은 시각 영국 국회에서는 같은 메시지가 적힌 대형 카드에 의원 서명운동이 진행됐다. 찰스 왕세자, 알렉스 퍼거슨, 엠마 톰슨 등 각계 유력인사들은 지지성명을 통해 지원사격을 했다.

버버리는 도대체 무슨 ‘몹쓸 짓’을 한 걸까. 버버리는 생산라인 일부를 중국으로 옮긴다는 발표를 했다. 수지타산이 맞지 않는다는 이유였다. 별일 아닐 것 같지만, 이는 벌집을 쑤셔놓은 꼴이 됐다. 왕실이 나서서 의회소집을 요청했을 정도니까. 놀란 버버리는 생산원가까지 공개하며 진화에 나섰지만 논란은 잦아들지 않았다.

‘영국풍(Britishness)’에 대한 훼손 우려는 종교까지 나서게 만들었다. 막대한 버버리 주식을 보유한 영국 성공회는 수익성이 아니라 ‘윤리적으로 납득할 만한’ 이유를 대지 못하면 자금을 회수할 수도 있다고 으름장을 놓았다.

이 문제는 버버리가 “트렌치 코트는 결코 영국을 떠나지 않는다”는 맹세(?)를 하고서야 일단락됐다.

세계를 들끓게 한 트렌치 코트가 1차대전 때 참호(Trench)에 숨어 비바람을 견디던 군복에서 유래됐다는 등의 전래동화는 제쳐두자. 그보다는 버버리 중에서도 ‘있어 보이는’ 코트가 어떤 것인지 알려주는 조사가 흥미로우니까.

글로벌 기업을 상대로 활동하는 존 몰로이라는 기업복장 전문가가 있다. 이를테면 ‘삼성맨은 파란색 정장이 어울린다’고 정해주는 사람이다.

그가 무작위 추출한 1362명을 대상으로 똑같은 양복, 셔츠, 타이, 구두에 버버리 트렌치 코트의 색깔만 다른 두 사람 중 누가 더 높은지 맞춰 보라고 했다. 그랬더니 87%가 베이지색 코트를 입은 사람을 택했다.

또 하나, 그가 혼자서 서류봉투를 들고 아무 회사나 들어가서 비서에게 사장을 만나 봉투를 직접 전해주고 싶다고 했다. 그 결과 봉투 25개를 돌리는데 검정색 트렌치 코트는 하루 반이 걸렸지만, 베이지색은 아침 나절에 끝마쳤다고 한다.

혹시라도 버버리를 살 기회가 생겼는데 색깔 선택이 고민이라면 ‘있어 보이는’ 색을 기억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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