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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문화종합

“레드카펫 울렁증 고쳤어요”

영화 '된장' 배우 이요원



이요원(30)이 숱한 스타들이 지나갔던 부산국제영화제 레드카펫을 데뷔 13년 만에 처음으로 밟았다. “쑥스러워서”였다는 단순한 이유처럼 그동안 연기로만 자신을 내세우며 차곡차곡 흥행작을 쌓아왔다. 3년 만의 스크린 복귀작 ‘된장’(21일 개봉)으로 한발 가까이 대중의 곁으로 찾아온 그를 부산에서 만났다.

관객 바글바글 ‘자신’

고전적인 우아함을 강조한 블랙 드레스를 입고 7일 개막식에 등장한 그는 플래시 세례를 한 몸에 받았다. ‘고양이를 부탁해’ 이후 9년 만에 부산나들이다.

“그때는 무대인사만 하고, 레드카펫에는 서지 않았어요. 차려입고 예쁜 척하는 걸 잘 못해요. 막상 해 보니 그리 떨리지 않던 걸요. 앞으로는 이런 자리에서 예쁜 모습을 자주 보여드려야겠어요. 호호.”

환한 미소가 끊이지 않는 이유는 영화에 대한 자신감 때문이다. 개봉을 앞두고 부산에서 최초로 공개된 영화는 ‘된장’이라는 평범한 소재에서 출발해 다양한 비주얼과 고요한 감성을 담아 미스터리한 사건을 풀어내며 호평을 받았다.

“한마디로 말하면 사랑 얘기인데 미스터리로 풀어가는 방식이 다른 영화와는 차별화되죠. 미스터리뿐 아니라 다큐멘터리의 역동성도 있고, 애니메이션을 섞은 동화적인 감성도 있고요.”

시골의 순박한 처녀 혜진(이요원)은 동네에서 만난 현수(이동욱)를 사랑하고, 그에게 최고의 된장찌개를 만들어주기 위해 노력한다. 탈옥한 연쇄살인범이 우연히 혜진의 된장찌개 맛에 빠져 검거되고, 꼬리에 꼬리를 무는 사건이 연달아 발생한다.

이번 작품을 선택한 가장 큰 이유는 여성 감독과의 작업 때문이었다. 19세에 ‘301 302’의 각본으로 세계 영화계의 호평을 받은 이서군 감독이 연출과 각본을 맡았다.

“섬세한 감성의 영화를 늘 기다려 왔어요. 촬영할 때는 오히려 남자 감독님이 더 많은 배려를 해주지만 여성 감독만의 아름다운 영상이 탐났죠.”

적은 대사에 이미지 위주의 연기는 쉽지 않았다. 연기로 많은 부분을 보여주려는 욕심은 충분히 채우지 못했지만 관객에게 생각의 여지를 줄 수 있는 장면을 담아냈다는 점에서 그의 작품관과 딱 맞아떨어졌다. 결과물 역시 “정말 기대 이상이었다”며 크게 만족했다.

동료들 덕에 ‘흥행 배우’

드라마와 병행해 왔다고는 해도 ‘화려한 휴가’ ‘광식이 동생 광태’ ‘주유소 습격사건’ 등 잇따른 흥행을 맛본 배우치고는 작품 수가 많지 않다.

“페미니스트는 아니지만 여자 얘기를 하는 작품을 좋아해요. 아직까지는 그런 류는 드라마가 더 많고요. 하지만 앞으로는 좀 더 열린 선택을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서른이 됐다는, 굳이 나이와 연관 짓고 싶진 않지만 10년 이상 연기생활을 하면서 쌓은 경험들을 통해 조급함을 놓고 여유를 가지는 법을 배우게 됐죠.”

영화뿐 아니라 드라마에서도 ‘선덕여왕’ ‘외과의사 봉달희’ ‘패션70’s’ 등 흥행률 높은 배우로 통한다. 그러나 “순전히 함께한 배우들 덕”이라며 공을 돌린다.

“여러 명이 주연인 작품들이었어요. 일부러 그런 작품들을 찾았죠. 아직 배운다는 생각이 앞섰고, 그러면서 많이 배웠고요. 비록 내가 덜 돋보이더라도 언젠가는 저 혼자만으로 끌어갈 수 있는 힘을 키워가겠다는 마음으로요.”

‘된장’이 바로 이요원이 끌어가는 작품이다. “아직 멀었다”고 손사래를 치면서도 “이제 조금은 공주병 있는 여자처럼 저를 좀 포장하고 내세워 보려 한다”고 멋쩍은 웃음을 지었다.

초등생 딸 둔 학부모

어느새 초등학교 1학년 딸을 둔 학부모다. 10년이 지나도 변함없는 동안은 이런 사실을 가끔 잊게 한다.

“저희 집안이 다 그래요. 그래서 어려 보이는 게 늘 콤플렉스였어요. 22살 때까지 여고생 역만 들어왔으니까요. 그런데 지금은 그때가 그립죠.”

친구 같은 딸, 딸의 애인 같은 남편이 든든한 지원군이 돼주기 때문에 늘 충분한 에너지를 갖고 연기할 수 있다고 한다.

“아내, 엄마, 배우 어느 하나라도 욕심을 부리면 셋 다 못하게 되더라고요. 마음을 비우는 것이 가장 현명한 길이라는 걸 깨달았죠. 나를 원하고 찾아주는 사람이 있다는 것에 감사하면서, 물 흘러가듯이 살아갈 거예요.”

/부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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