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바람이 제법 쌀쌀해진 8일 오후 11시. 케이블 채널 엠넷의 ‘슈퍼스타 K’ 시즌 2 생방송 무대를 앞둔 서울 경희대 평화의 전당 주변이 열기에 휩싸였다. 적막했던 가을밤 대학 캠퍼스는 예비 스타의 팬을 자처한 이들의 흥분으로 들썩였고, 밤을 잊은 이들의 설렘 가득한 목소리가 곳곳에서 터져나왔다.
케이블 사상 최초로 시청률 10%를 돌파한 ‘슈퍼스타 K’는 이날 도전자들의 접전지였던 서울 상암동 CJ E&M센터를 떠나 4000석 규모의 경희대 평화의 전당에 무대를 마련했다. 미국의 ‘아메리칸 아이돌’ 파이널 무대에서나 봤던 웅장함이 그대로 전해졌고, 3층까지 들어찬 관객들이 축제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무대 위 문이 열리자 MC 김성주가 등장했다. “오늘 밤, 단 한 명의 슈퍼스타 K가 되기 위한 피할 수 없는 관문이 펼쳐집니다”라는 오프닝 멘트와 함께, 공연장 안 모든 이들이 일어섰다. 134만6402명의 지원자 가운데 단 네 명. 그 치열한 젊음을 위해 오늘 밤 온몸으로 응원하고 격려하리라는 다짐의 몸짓이었다.
참가자들은 심사위원 이승철과 윤종신, 엄정화의 노래를 부르는 미션을 받았다. 방송 전 언론을 통해 이날 미션이 공개되긴 했지만, 과연 누가 어떤 노래를 부를지에 객석이 술렁였다.
유일한 여성 도전자로 남은 장재인은 예상대로 엄정화의 ‘초대’를 택했다. 자신의 노래를 부르는 후배의 모습 위로 심사위원 엄정화의 만감이 교차하는 얼굴이 오버랩됐다.
한껏 분위기를 잡고 등장한 허각은 이승철의 ‘안녕이라고 말하지 마’를 불렀다. ‘마지막 콘서트’의 하이라이트 부분을 연상시키듯, 숨이 차오를 때까지 한 음을 길게 뽑아냈다.
존박은 이승철의 ‘잠도 오지 않는 밤에’를 끈적끈적한 재즈풍으로 해석하며 여성 팬들의 눈을 하트 모양으로 만들었다.
윤종신의 최신곡 ‘본능적으로’는 이날 강승윤에 의해 다시 태어났다. 자신감으로 천연덕스럽게 소화했다.
각 무대가 끝나고 심사위원의 평이 이어지는 순서에서 특히 강승윤에게 유독 독했던 이승철이 그에게 최고 점수인 96점을 주던 순간, 팬들은 마치 우승자가 가려진 것마냥 축제 무드에 휩싸였다.
긴장감을 고조시키는 모노톤의 배경음과 함께 MC 김성주의 목소리가 비장해졌다. 유력한 우승 후보 장재인과 존박이 먼저 합격자 의자로 향했다.
광고가 끝나고 “탈락자는 강! 승윤씹니다”라는 김성주의 코멘트와 함께 모두의 희비가 엇갈렸다. 생방송이 끝난 뒤에도 도전자 넷은 쉽사리 자리를 뜨지 못했다. 씩씩한 막내 강승윤은 울보 누나 장재인을 오히려 다독였고, 속 깊은 막내 덕에 살아남은 누나와 형들은 좀 더 웃을 수 있었다.
한편, 10일 엠넷과 AGB닐슨 미디어리서치에 따르면 이날 방송의 평균 시청률(광고 제외)은 14.74%(Mnet 14.51%, KM TV 0.23%)로 케이블 채널 최고 시청률 기록을 다시 갈아치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