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르신은 3대 세습을 하는 북한의 모습을 보고 속상해 분사하신 것이나 마찬가지다.”
지난 10일 별세한 고 황장엽 전 북한 노동당 비서의 수양딸인 김숙향(68) 황장엽민주주의건설위원회 대표는 11일 이같이 말했다.
◆수양딸 “3대 세습 속상해 분사하신 것”
김 대표는 “사인에 대해 말들이 많지만 오죽하면 북한 노동당 창건기념일인 어제 돌아가셨겠느냐”며 “바라는 뜻을 온전히 이루지 못하고 가신 게 너무 원통하다”고 흐느꼈다.
종교 활동을 했던 김 대표는 황 전 비서와 1995년 중국 선양에서 처음 만났다. 그가 황 전 비서와 가족으로 인연을 맺게 된 데는 황 전 대표의 ‘간곡한’ 요청이 있었다고 한다. 그는 1998년 12월 황 전 대표의 호적에 이름을 올렸다.
김 대표는 “돌아가시기 이틀 전인 8일 여의도 사무실에서 마지막으로 뵀을 때도 정정한 모습이셨다. 정맥 파동이 조금 불안했을 뿐 계속 드시는 약도 없었다”며 황 전 비서의 건강에 이상 징후가 없었다고 전했다.
이와 함께 황 전 비서에게 사실혼 관계인 부인(49)과 아들(11)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주목받고 있다. 이 부인은 입국 후 국가정보원 측이 추천한 비서 후보들 가운데 황씨가 직접 선택한 여성으로 초등학교 5학년에 재학 중인 아들과 미국에서 거주하고 있다. 특히 아들은 아버지를 쏙 빼닮았다고 한다. 하지만 황 전 비서의 호적에는 이 부인과 아들이 올라있지 않으며 아들도 ‘황씨’가 아니라 어머니의 성을 따랐다. 이에 따라 황 전 비서가 남긴 상당한 유산으로 인한 분쟁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한편 황 전 비서가 직접 남긴 것으로 보이는 메모가 발견돼 눈길을 끌고 있다. 이 메모에는 ‘혼자 있고 싶어요’라는 내용과 함께 ‘잡지 마라 잡지 마라 내 가는 길 막지 마라’라는 한 유행가 가사도 들어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국립현충원 안장 추진
황 전 비서의 장의위원회는 “많은 시민이 참여하는 장례식이 될 수 있도록 5일 동안 통일사회장으로 치르기로 했다”며 “국립현충원에 모시는 방안을 놓고 정부와 협의하고 있다”고 이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