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이 일부 공무원과 고소득층 배우자의 노후 재테크 수단으로 악용되고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사실상 저소득층의 노후를 대비하기 위해 도입된 국민연금이 되레 고소득층의 또 다른 수입원 역할을 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11일 국민연금공단이 민주당 최영희 의원에게 제출한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8월 말 현재 국민연금 임의가입자 6만5066명 가운데 국민연금 가입자의 배우자는 56.7%인 3만6870명에 머물렀다. 최 의원은 나머지 43.3%인 2만8196명 대다수는 일부 학생 등을 제외하더라도 공무원연금, 군인연금, 사립학교교직원연금 가입자의 배우자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공무원연금 등 국민연금을 제외한 다른 공적연금 수급자의 배우자가 국민연금에 임의 가입할 경우 어느 한쪽이 사망하더라도 둘 다 전액 연금을 돌려받을 수 있다.

하지만 국민연금 가입자의 배우자가 임의가입한 경우 어느 한쪽이 사망할 경우 유족연금이나 자신의 연금 중 선택해야 한다.

결국 현재의 국민연금 임의가입제도는 공무원과 군인, 교직원에게 유리하게 작용하고 있다고 최 의원은 지적했다. 국민연금 임의가입 대상은 전업주부나 18세 이상 26세 미만의 학생이나 군복무자 등이다.

최 의원은 “정부와 국민연금공단은 임의가입자 수가 대폭 확대된 것을 성과물로 자랑하고 있지만, 실상은 일부 공무원과 고소득층 배우자의 노후 재테크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임의가입제도가 국민연금 사각지대를 해소하기 위한 목적도 있는 만큼 홍보를 강화해 저소득층의 임의가입을 지원하거나 독려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공단 관계자는 이에 대해 “임의가입자에 대한 정확한 분류통계는 없다. 다만 연금가입자 배우자를 제외한 임의가입자들은 기초수급자, 연금수급자의 배우자가 포함돼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