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혀 짐승스럽지 않은 곱상한 여섯 남자가 올가을 무대에서 포효한다. 세 번째 미니앨범 ‘마스터마인드’를 발표한 비스트는 데뷔 1년 만에 가요계를 주도하겠다는 당돌한 자신감으로 무장했다.
데뷔 이후 첫 1위 ‘감사’
타이틀 곡 ‘숨’으로 활동을 시작한 지 한 주 만인 8일 KBS2 ‘뮤직뱅크’에서 데뷔 후 첫 지상파 가요 프로그램 1위를 차지했다. 마땅한 경쟁자 없이 기세를 높이던 2NE1의 독주를 단박에 저지했다.
“컴백하자마자 1위 후보에 오른 것만으로도 뿌듯했고, 1위 트로피까지 받을 거라고는 전혀 생각 못했어요. 음반이나 음원을 많이 사주고 응원해준 팬들의 노력이 얼마나 컸나 절실히 느끼게 됐어요.”
‘무언가를 치밀하게 조종하는 뛰어난 자’라는 뜻의 ‘마스터마인드’를 앨범 타이틀로 내세운 데는 신인의 틀을 완전히 벗고 자신들만의 음악으로 대중을 이끌겠다는 포부가 담겼다.
“첫 트랙인 인트로도 같은 제목이며, 이런 뜻의 노랫말이 실렸어요. 세 번째 앨범까지 쌓이면서 자신감이 생겼고, 조금은 그런 걸 과시하면서 가요계를 지배하고 싶다는 각오를 다지게 됐어요.”
타이틀곡 ‘숨’은 강한 신시사이저와 드럼 사운드에 드라마틱한 전개, 양요섭의 애드리브 등이 조화를 이뤘다. 가사는 “남녀가 만나는 과정과 심리 변화를 각각의 캐릭터에 맞게 표현한 내용”이라고 설명했다.
음악과 퍼포먼스, 전체적인 스타일에서 지난 앨범 ‘쇼크’ 보다 한 차원 성장했다고 입을 모았다.
‘숨’ 외에 가창력을 보여줄 발라드 ‘주먹을 꽉 쥐고’, 용준형의 부드러운 랩과 멤버들의 보컬이 조화를 이룬 ‘브레이크다운’ 등 이번 앨범에 수록된 다섯 곡이 한층 성숙한 느낌을 전해준다.
“다음달에 ‘마스터마인드’ 파트2가 출시되는데 그때는 데뷔 후 처음으로 컬러풀한 컨셉트를 시도할 거예요. 아직 보여주지 못한 비스트의 매력이 너무나 많다는 뜻이죠. 하하.”
‘뜨형’ 이기광 인기 한몫
비스트의 급속한 인기 상승에는 예능프로그램에서 활약하는 이기광과 윤두준의 덕이 컸다고 멤버들은 한목소리를 낸다. 특히 MBC ‘일밤-뜨거운 형제들’로 숨겨둔 끼를 보여주고 있는 이기광에 대해서는 “내성적이다가도 사람들 앞에서 폭발하는 평소 성격과 똑같다”고 말한다. 반면 이기광은 자신보다 더 웃긴 멤버들 때문에 힘을 얻는다고 했다.
“‘뜨거운 형제들’에서 초반에 보여준 크리스 브라운의 춤은 멤버들끼리 연습실에서 늘 추던 거예요. 방송에서 멋있게 보이려고 했던 게 생각지도 않게 ‘빵 터져’ ‘미국 춤’이라는 별칭까지 얻게 됐죠. 할수록 재미있지만, 어렵고 부담이 돼요. 요즘은 초반만큼 분위기가 뜨겁지 않아 예능인으로서 고충도 경험하고 있어요.”
“웃기는 건 뭐든지 하라”는 형들의 주문을 받는 ‘뜨거운 형제들’과 달리 KBS2 ‘승승장구’에서는 고정 패널로 때로는 재치 있게, 때로는 게스트를 배려하며 “예능의 기본을 배우고 있다”고 말했다.
1년을 지나면서 짐승 같은 거침없는 질주는 계속된다. 12월 12일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첫 단독 콘서트를 열고, 여세를 몰아 내년 초부터 아시아 각국에 프로모션을 겸한 투어를 진행한다.
“올해 초부터 콘서트를 너무나 하고 싶다고 사장님께 권유했어요. 다른 가수들의 콘서트를 보며 억지로 눌러왔던 흥분된 마음을 원 없이 폭발시켜 볼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