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당국이 후계자 김정은을 미화하기 위해 연일 황당한 내용의 선전을 벌여 주민들의 비웃음을 사고 있다고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이 12일 전했다.

RFA에 따르면 북한이 당 창건 65주년 기념일이던 지난 10일 ‘불세출의 영도자를 맞이한 우리 민족의 행운’이란 제목의 ‘방송정론’을 모든 주민들한테 듣도록 했다.

김정은이 정치, 경제, 문화뿐 아니라 역사와 군사에도 정통하고, 불과 2년간의 유학 생활로 영어·독일어·프랑스어·이탈리아어를 숙달한 천재라는 내용이다. 나아가 그가 중국어·일본어·러시아어까지 7개국어를 완전 정복하기로 했다는 것도 포함됐다.

방송정론에 따르면 김정은은 세 살 때 김일성 주석이 약자로 쓴 한시 ‘광명성 찬가’를 어려운 정자로 받아써 주위 사람들을 깜짝 놀라게도 했다. 아울러 해외 유학 때 그가 “핵을 가진 자들에는 핵으로 맞서야 한다”는 결심을 굳힌 덕에 북한은 핵보유국이 됐다.

별도로 소개된 ‘농민 선동자료’도 비슷했다. 이에 따르면 김정은이 2008년 12월 김정일 위원장을 따라 사리원 미곡협동농장에 갔을 때, 새 형태의 미생물비료를 대안으로 제시한 덕에 이듬해 정보당 최고 15t의 벼가 수확됐다.

북한 측 소식통은 “김정은을 천재적인 인물로 미화하기 위해 거짓말을 늘어놓는 것이 뻔한데 그 내용이 너무 허황하다”고 RFA에 말했다.

◆김정남 ‘세습 반대’는 생존 제스쳐

한편 그의 이복형 김정남은 지난 11일 일본 아사히TV와의 인터뷰에서 “3대 세습에 반대하지만 김정은을 돕겠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조명철 대외경제정책연구원 국제개발협력센터 소장은 “지금까지의 물질적·정치적 혜택을 계속 받아야 하는 김정남으로서는 3대 세습에는 반대하지만 김정은을 돕겠다는 모순된 표현을 할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