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에서 주택담보대출을 받은 이들 10명 중 8명은 원금은 갚지 못한 채 이자만 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거치 기간이거나 만기 일시 상환으로 원금 상환을 연기한 경우인데 대부분 만기가 되어도 원금 상환을 연기하고 있어 집값 하락과 함께 대출이자가 높아질 경우 가계 경제에 심각한 타격을 줄 수 있어 안정적인 상환 방법을 유도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12일 국회 정무위 김정(미래희망연대) 의원의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6월 말 현재 은행권 주택담보대출 잔액 273조2000억원 중 원금을 이자와 함께 분할 상환 중인 금액은 55조3000억원으로 20.2%에 불과했다.

반면 만기 일시 상환 중이거나 거치 기간이어서 원금을 안 내는 대출액은 217조9000억원으로 79.7%에 달했다. 만기 일시 상환 대출액은 115조5000억원으로 42.3%, 거치 기간인 대출액은 102조4000억원으로 37.5%를 차지했다.

문제는 대부분의 대출자들이 거치 기간이 끝나거나 만기가 되어도 대출금을 못 갚아 만기를 다시 연장하는 식으로 대출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이다. 만기 일시 상환 대출의 만기연장률은 6월 말 현재 94.4%에 이른다. 김 의원은 “주택가격이 장기간 하락할 경우 은행권은 만기를 연장해주기 어려울 수도 있다”며 “금융당국은 대출자가 단기에 부동산으로 한몫 벌겠다는 생각을 버리고 안정적으로 원리금을 갚아 나갈 수 있는 방향으로 유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자 없는 미인출 이자 6000억

한편 김 의원에 따르면 8월 말 현재 청약예금과 청약부금에 대해 예금자가 찾지 않고 쌓이는 미인출 이자가 6891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청약 예·부금의 경우 원금에만 이자가 붙고 매년 쌓이는 이자에는 따라 이자가 붙지 않아 찾아 써야 하지만 예금자가 모르거나 은행도 적극적인 안내를 하지 않고 있어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